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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ugust 17, 2011

“남조-백제 삼존불상 형태도 장식도 똑같네”

"반구형(半球形) 대좌의 둥근 표면에 연꽃 무늬가 조각돼 있고 주형(舟形·배모양) 광배(光背) 중앙에 본존불과 좌우에 협시보살이 배치돼 있는 것이 보물 제196호 '금동정지원명석가여래삼존입상 (金銅鄭智遠銘釋迦如來三尊立像·이하 정지원명 불상)'과 똑같네요. 본존의 상호(相好·부처의 용모와 형상)가 너무 갸름하지도 않고 볼에 살이 있어 원만하게 보이고 신광(身光·부처의 몸에서 발하는 빛)이 완전히 표현돼 있으며 좌우 협시보살의 천의(天衣)도 날개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지난 1일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차오톈궁(朝天宮)에 자리잡은 난징시박물관 전시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편액을 내린 차오톈궁은 명대에 황족 자녀들에게 궁중 예절을 가르치기 위한 학교로 세워졌으며 현재 청말에 중건된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인 대성전(大成殿) 등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날 대성전 옆에 위치한 난징시박물관 전시실에서 공개 중인 육조(남조)시대 금동일광삼존불상 (金銅一光三尊佛像)을 발견한 미술사학자인 정영호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장은 "백제 금동불·삼존불 연구에 기준이 될 수 있는 최신 자료"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지원명 불상과 거의 양식이 똑같은 중국 남조시대 불상을 통해 그동안 알려진 한국 금동일광삼존불의 기원과 국적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는 기쁨에서였다.

광배 윗부분이 부러지긴 했지만 완전한 모양을 갖춘 불상 1점과 광배 윗부분이 3분의 1 정도 사라진 불상 1점 등 현재 난징시박물관에 '동불조상(銅佛造像)'이란 명칭으로 전시되고 있는 금동일광삼존불상 2점은 모두 난징시 쉬안우(玄武)구 더지광창(德基廣場) 공사장 출토품이다. 지난 4월말 대전에서 열린 호서고고학회에서 허윈아오(賀云) 난징대 교수가 소개한 '대통원년(大通元年·527)'이라는 양(梁)나라 무제(재위 502~549) 때 연호가 새겨져 있는 2009년 난징시 도심 신제커우(新街口) 건축공사장 출토 금동일광삼존불상과는 다른 것이다. 6세기 전반 것으로 추정되는 현재 난징시박물관 전시품은 정지원명 불상과 양식적으로 훨씬 더 비슷해 보인다.

백제문화개발연구원(원장·이사장 조부영)의 한·중 백제문화유산 비교연구답사단의 일원으로 11월29일부터 장쑤성 난징시와 우시(無錫)시 유적을 둘러본 정 관장은 금동불상 외에도 난징시박물관과 난징박물원에 전시돼 있는 연화문 또는 죽림칠현(竹 林七賢)의 고사가 조각된 전돌로 만든 고분의 벽체, 각종 진묘수(鎭墓獸), 계수호 등의 도자기를 통해 중국 남조와 백제의 밀접했던 교류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답사에 참여한 고대사 연구자인 신형식 서울시사편찬위원장도 남조문화가 백제문화에 끼친 영향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남조는 중원 지방을 장악한 북위와 북주 등의 이민족 왕조와 대립하며 중국 강남에 존속했던 손오(孫吳·222∼280)와 동진(東晋·317∼420), 송(宋·420∼479), 제(齊·479∼502), 양(梁·502∼557), 진(陳·557∼589) 등 6개 왕조를 말한다. 이 중 손오를 제외한 5개 왕조가 도읍을 삼은 난징은 남조문화의 중심지였다. 백제는 372년 동진에 사신을 보낸 이래 200여년 동안 남조와 교류를 지속해 왔다.

특히 최근 난징에서 잇따라 출토되고 있는 금동일광삼존불상들은 정지원명 불상 등 백제 일광삼존불의 계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함을 말해 주고 있다.

무령왕릉 출토품을 비롯해 다양한 자료들은 6세기 전반 남조, 특히 양무제의 영향이 지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난징시박물관에는 남조와 조선(한)반도의 교류를 그림과 표로 설명하는 패널도 붙어 있었다. 답사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고대사 연구자인 이기동 동국대 석좌교수는 "중국 남조와 직접적인 문화교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백제문화의 특징"이라며 "이번 답사에서도 이 같은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제문화개발연구원의 이번 답사는 장소를 베이징(北京)으로 옮겨 3일까지 이어졌다. 베이징의 서우두(首都)박물관과 바다링(八達嶺) 수이관창청(水關長城), 밀랍인형으로 명나라 역사를 재현한 명황궁(明皇宮) 등을 둘러본 이 교수는 "고대 백제와 중국 남조문화의 비교 연구를 떠나 21세기 중국이 역사 유적을 활용해 얼마나 선전·선동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이번 답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난징·베이징 = 글·사진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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