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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anuary 31, 2012

인간의 학습은 경험을 하여 체화시켜야한다.


10대들은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By ALISON GOPNIK
“저 애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담?” 이해할 수 없는 10대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부모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술 마시고 운전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소년이 어떻게 음주운전 사고를 낼 수 있단 말인가? 피임에 대해 다 꿰고 있는 것 같던 소녀가 어떻게 덜컥 임신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자기가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아이의 아이를?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재능 많고 창조적이었는데 대학을 중퇴하고 이 직업 저 직업 전전하다 결국 부모 집 지하실에 얹혀 살고 있는 아이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Harry Campbell
If you think of the teenage brain as a car, today’s adolescents acquire an accelerator a long time before they can steer and brake. .
청소년기는 원래 질풍노도의 시기라지만, 무언가 불가사의한 이유로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이전보다 많이 먹고 덜 움직이면서 야기된 에너지 균형 상의 변화가 그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산업혁명과 그보다 더 극적인 정보혁명으로 인해 청소년들은 점점 더 늦게 성인의 역할에 뛰어들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쓴 셰익스피어는 이미 500년전 10대들의 성적 관심과 동년배들 간의 경쟁의식이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극대화되면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운명이 아니었다면 13살의 줄리엣은 1, 2년 뒤에 아내와 엄마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 시대 줄리엣들은 (손주를 보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탄식하듯) 정착하고 아기를 낳기까지 20년은 더 걸릴지 모르고, 우리 시대 로미오들은 대학원에 가서도 철이 덜 든 소년적인 감상에서 벗어나지 못할지 모른다.
이렇게 사춘기는 일찍 경험하고 성인기에는 늦게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 답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청소년으로 남는 것이다. 다행히 발달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이 어정쩡함의 근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슬라이드 쇼 보기]
우선 아동을 성인으로 성장시키는 데 상호작용하는 두 가지 신경∙심리학적 체계가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 개념이다. 지난 200년, 특히 지난 1세대 동안, 이 두 체계의 발달 타이밍이 변했다는 것, 즉 이것이 청소년기를 크게 바꾸어 놓았고 새로운 종류의 청소년기 고뇌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갖는 가장 큰 의문은 어떻게 하면 이 두 개의 서로 다른 톱니바퀴를 함께 돌아가게 하느냐이다.
이 체계 중 첫번째 것은 감정 및 동기와 연관이 있다. 사춘기의 생물학적, 화학적 변화와 매우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며, 보상에 반응하는 뇌 영역에 관계하고 있다. 바로 이 체계 때문에 아무 문제없이 조용하던 10살짜리가 하루 아침에 모든 목표를 이루어야 하고, 모든 욕망을 채워야 하며, 모든 감정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지칠줄 모르고 원기왕성하며 열정적인 10대로 돌변하는 것이다. 나중엔 다시 상대적으로 조용한 성인으로 다시 바뀌지만 말이다.

코넬대 B.J. 케이시 연구실에서 최근에 나온 논문들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무모한 건 위험을 과소평가해서가 아니라 보상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어쩌면 성인들보다 보상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소년 뇌의 보상 영역은 아동이나 성인보다 훨씬 활발하게 활동한다.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강렬한 첫사랑의 기억이나 내가 속한 고등학교 농구부가 우승했을 때의 짜릿한 기쁨을 생각해 보라.
10대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사회적 보상, 특히 동년배들로부터 받는 존경이다. 템플대 발달 심리학자 로렌스 스타인버그는 최근 연구에서 10대들에게 fMRI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기계 안에 누운 채로 위험도가 높은 모의 운전실험을 시켜보았는데, 동년배가 지켜본다고 생각했을 때 이들 뇌의 보상계가 훨씬 밝게 빛났으며 위험을 더 많이 감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화론적 시각에서 보면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짓는 가장 뚜렷한 점이 바로 상대적으로 길고 보호받는 아동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아이들은 다른 영장류 새끼들에 비해 어른에게 의존하는 기간이 훨씬 길다. 이 긴 보호의 시기 동안 다른 동물보다 배우는 것도 훨씬 많긴 하지만 결국 우리는 가정이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아동기에 배운 것을 성인기 현실 세계에 적용하며 살아가야 한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부모가 보호해 주는 세계를 떠나 자신의 동년배 세대와 함께 공유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춘기를 겪으며 우리는 동기 및 감정체계에 새로운 원동력이 생길 뿐 아니라 가족에게서 멀어져 동년배들의 세계를 향해 가게 된다.
두 번째 뇌 체계는 통제(조절)와 연관이 있어, 끓어오르는 그 모든 에너지를 흐르게 하고 활용한다. 특히 전두엽 피질이 동기와 감정을 지배하는 뇌 영역을 포함한 다른 뇌 부위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충동을 억제하고 의사결정을 좌우해, 장기 계획을 세우게 하고 만족은 잠시 접어두게 유도하기도 한다.
이 통제계는 학습에 크게 좌우된다. 아동기를 거치며 이 통제계는 매우 효과적이 되며 청소년기와 성인기 동안 경험을 통해 계속 발달한다. 처음엔 별로 신통치 못한 의사결정을 하지만 그것을 정정하면서 보다 나은 결정을 하게 된다. 계획을 많이 세워보고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결과를 보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계획 세우기에 능해지는 것이다.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얻는 것이다. “카네기 홀에 어떻게 갑니까?”라는 관광객의 질문에 “연습, 연습, 연습 뿐이라오”라고 답한다는 옛 농담처럼 말이다.
예전에는(심지어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예전에도) 이 동기계와 통제계가 함께 맞물려 성장했다. 수렵채집사회와 농경사회에서 아동기 교육은 공식 및 비공식 견습기간을 통해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목표한 바를 이루는 데 필요한 기술, 계획이나 행동에 있어 전문가가 되는 기술을 연습할 기회가 많이 있다. 문화 심리학자 바바라 로고프의 과테말라 인디안 사회 연구를 보면, 견습기를 통해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원주민들이 벌채에 쓰는 칼을 사용하는 것 같은 힘들고 위험한 임무에 적응하게 된다는 내용이 나와 있어 이런 종류의 비공식 교육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유능한 수렵채집인, 혹은 요리사나 케어기버(돌보는 사람)가 되려면 실제로 10살을 전후한 나이에 수렵, 채집, 요리, 아이 돌보기를 연습해야 했다. 전두엽 뇌 회로를 성인이 되어 필요한 요구에 맞추는 작업인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전문가인 성인의 감독 하에, 그리고 아동기라는 보호받는 세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어떤 실수나 실패를 해도 그 영향이 미미하다는 뜻이다. 그러다 사춘기가 되어 동기계에 탄력을 받게 되면 바깥 세상에서 새로운 열정과 원기왕성함으로 실제 보상을 쫓을 준비가 된다. 하지만 그 일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수행할 기술과 통제력을 이미 습득한 상태라 문제없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동기계와 통제계 간의 관계가 크게 변해 사춘기가 일찍 도래하면서 동기계도 일찍 찾아온다.
이와 동시에 현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수행해야 할 임무를 아동기에 거의 경험하지 못한다. 요리나 돌보기 같은 기본 기술을 연습할 기회도 갈수록 적어졌다. 현대 청소년들과 청소년기에 들어서기 직전의 아동들은 학교가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해볼 기회가 없다. 심지어 신문 배달이나 베이비시팅 일조차 거의 사라졌다.
실제 세계에서, 실제 시간에, 실제 목표를 이루려 노력하는 경험은 갈수록 지연되고 있는데 통제계의 성장은 이 경험에만 의존한다.소아과의사 겸 발달 심리학자인 UC 버클리의 로날드 달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적절한 은유를 했다. 현대 청소년들은 운전대와 브레이크 사용법을 익히기 훨씬 전에 이미 액셀러레이터가 발달한 자동차와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대 청소년들이 이전에 비해 멍청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이전보다 똑똑해졌다. 그 어느 때보다 긴 미숙함과 의존의 기간(대학까지 이어지는 아동기)으로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IQ가 극적으로 높아졌다는 증거도 있고, 심지어 높아진 IQ가 늦어진 전두엽 발달과 연관이 있다는 증거도 있다.
늘어난 학교 교육으로 아이들은 견습기를 가졌던 과거 아이들에 비해 더 어려운 주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요리 전문가가 된다고 열의 성질이나 소금의 화학성분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똑똑하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수 있다. 물리나 화학을 아는 것은 수플레를 만드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강조하는 광범위하고 응용성있는 교육은 잘 연마되고 통제되고 집중된 전문성을 기르는 것을 방해할 지도 모른다. 인간의 역사에서 대부분의 기간에 아이들은 27살이 아니라 7살일 때부터 견습기를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나이 든 이들은 언제나 젊은이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발달 타이밍에 근거한 이 새로운 이론은 현대 청소년들의 모순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매우 똑똑하고 박식하면서도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청년들, 열정적이고 원기왕성하지만 20대나 30대가 될 때까지 특정한 일이나 특정한 사랑에 헌신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원치 않는 임신이나 폭력을 피하게 해 줄 전문성과 충동 억제력 없이 섹스, 힘, 존경을 갈구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는 아이들의 사례는 이보다 더 문제다.
또한 이 새로운 이론은 매우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되는, 인간의 정신과 뇌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을 설명해 준다. 첫째, 경험을 통해 뇌가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특정 뇌 부위에 어떤 능력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그 능력이 “구조화”된, 불변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뇌가 강력한 이유는 경험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이다. 전두엽 발달로 충동에 대한 통제력이 강해진다는 것이 사실인 것처럼 충동을 통제하는 경험을 통해 전두엽이 발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의 사회∙문화적 삶이 우리의 생태를 형성하는 것이다.
둘째, 인간의 본성을 설명함에 있어 발달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화심리학” 이론에서는 인간의 유전자가 특정한 성인 행동 패턴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전자는 유기체와 환경 사이의 수많은 상호작용인 복잡한 발달 과정에서 단지 첫 단계일 뿐이라는 증거와 이 발달 과정이 성인기의 뇌를 형성한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다. 발달 타이밍 상의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도 우리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뇌의 이러한 특징은 현대 청소년들 문제가 그리 절망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 우리가 다시 농경사회로 돌아가거나 아이들을 먹이고 학교 보내는 일을 멈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해도 뇌 발달 상의 유연성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뇌 연구는 청소년들을 모자란 성인으로 결론짓기 위해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청소년에 대한 공공 정책 논의는 정확히 언제 뇌의 특정 영역이 발달하는가 하는 질문으로, 따라서 몇 살때 운전, 결혼, 투표를 하게 해야 하느냐 혹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100% 책임을 지게 해야 하느냐로 이어진다. 하지만 청소년 뇌에 대한 이 새로운 이론은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제대로 지도받고 연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중점을 둔다.
일례로 운전을 시작하는 나이를 한두살 올리는 것으로는 교통사고율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청소년들이 기술과 자유를 천천히 습득할 수 있는 운전 견습 체계를 갖는 것이다.
방과후 활동과 숙제를 포함해 단순히 청소년들이 학교 생활을 하는 시간을 늘리는 대신 보다 많은 견습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자원봉사기관인 아메리코프(AmeriCorps)가 매우 좋은 예이다. 어느 정도의 보호와 감독 하에 실생활 속에서 의욕을 돋우는 경험을 해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직장에 데리고 가는 날” 행사는 일년에 하루로 그치는 대신 보다 정기적인 관행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대학생들이 그냥 앉아서 강의를 듣는 대신 과학자나 학자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직접 보고 도우는 시간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 캠프나 여행 같이 여름방학을 풍성하게 해 주는 활동은 이제 실제적인 책임을 지는 여름 아르바이트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희소식은 우리가 청소년기 뇌의 발달 패턴을 그저 수용하는 입장이 아니라 그 패턴을 적극적으로 형성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고프닉은 UC 버클리 심리학과 교수이자 최근 “The Philosophical Baby: What Children’s Minds Tell Us About Truth, Love and the Meaning of Life(가제: 철학적 아기—진실, 사랑, 삶의 의미에 대해 아이들의 정신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글은 고프닉이 2012년www.edge.org의 연례 질문지의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깊거나 우아하거나 아름다운 설명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쓴 에세이에서 발췌한 것이다.


http://realtime.wsj.com/korea/2012/01/30/10%EB%8C%80%EB%93%A4%EC%9D%80-%EB%8F%84%EB%8C%80%EC%B2%B4-%EB%AD%90%EA%B0%80-%EB%AC%B8%EC%A0%9C%EC%9D%B8%EA%B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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