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햏은 수험생, 예과생 시절 님들보다 더 의사 옹호했고 그래도 회사원보다 낫다고 강력히 주장했던 1인입니다.
제가 3수했고 지금 인턴 마무리단계니까, 그로부터 거진 10년 가까이 지났네요.
결론부터 말할께요. 의사 참담합니다. 의료산업의 눈부신 성장과 전망과는 관계없이 한국에서 의사한다는건 정말 암담합니다.
제가 지방대 출신이고, 지방에서 근무하기 때문일것이다~ 라는 편협한 수험생마인드에 사로잡히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겟지만
지방근무환경이 더 좋습니다. 환자들 그래도 아직까지 지방에선 의사들 더 존중해줍니다. 페이도 지방쪽이 더 낫습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따져보겠습니다.
일단 돈때문에 의대가는거 아니다 하는분 많을꺼고 저역시 크게 돈같은거 신경 안쓰는 사람입니다.
근데 정도가 좀 심합니다.
일례로 최근 김태원수술이라고, 내시경상으로 표면에 있는 위암을 떼내는 ESD시술의 수가를 후려친적이 있었습니다.
원래 비보험으로 2~400만원이었을건데 보험가 거의 20만원쯤으로 후려쳤어요.
내시경으로 혹떼내는거 간단해보이죠
대학병원에서 내시경 배우려면 보드따고 소화기내과 펠로우 3년해야 알려줍니다.(소화기내과는 경쟁이 쎕니다)
예전엔 그래도 중소병원에서 1~2년 수련받으면서 내시경 배우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그것마저 잘 안가르쳐줍니다. 자기 밥그릇 뺏기게 생겼거든요.
무튼 그렇게 내시경 배우고 수백명 케이스 해보고 나서 겨우 떼볼까 말까 하는게 위 시술입니다.
근데 비보험가 2~400만원짜리 시술을 20만원으로 후려쳤어요.
어떻게 책정하냐고요? 공단맘입니다.
그렇게 저가로 시술받으면 사고나면 나라에서 책임져주나요? 아니죠.
원래 시술이 고가인 이유는 그 안에 시술자의 전문성에 대한 가치, 의료사고 위험성에대한 위험부담 등이 모두 포함되어있는겁니다.
근데 한국에서는 "어? 이거 많이들 하는 시술이네? 뭐 크게 사고도 안날거같네? 그럼 20만원쯤이면 되겠지?" 이런식으로 가격이 책정됩니다.
(참고로 내시경하면서 심심찮게 빵꾸뚫립니다.)
일반 국민들이나 공단은 좋죠.
의료비 덜나가고 국민들은 해외에서 수천만달러 하는시술 싸게 받으니까 좋고
저는요, 솔직히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런식으로 의사가 희생해서 나라 보건수준이 올라가는거, 그것 자체는 거시적으로 볼때
나라가 기가막히게 잘하고있다고 생각합니다.
무튼 이런식으로 수가 후려치기가 계속되면 어떤현상이 발생하냐면요,
1. 의사들 수입이 줄어듭니다
2. 수입을 유지하기위해 더 많은 시술을 해버립니다.(지금껏 의사들이 수입을 유지해온 방법이죠.)
3. 더 많은 일을 하기때문에 삶의질이 확 떨어집니다(감기환자 하루 50명봐야 의원유지됩니다. 외국은 10명, 교과서 진료대로 하면 되죠)
4. 값싼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의사들의 하는 일 자체의 무게감이 확 떨어져버립니다.
(10
만원짜리 수술하는 의사에 대한, 2000만원짜리 수술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존중이란건 전혀 달라지겠죠? 일부러 비싸게 받을건 없지만
충분히 전문성이 필요한 시술에 대해 20만원짜리라고 매겨버리면 돈을 벌고 못벌고를 떠나서 그 전문성이 환자들에게 존중받을수
있다고 보시나요? 20만원짜리 시술하는 주제에~ 이러겠죠.)
5. 의사는 사회적 존중을 못받고 돈도 점점 벌기 힘들어지게 되며 일도 더 많이 해야하는 직업이 됩니다.
10년전 제가 의사들 괜찮다고 옹호했을때만 해도 의사들 페이가 괜찮았습니다.
근데 다시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수가 후려치면서 의사들이 필사적으로 일을 늘리기 시작한것 뿐이었어요.
일에대한 대가는 싸지는데 그만큼 더 일을 하니까 겨우 페이가 유지되었던 것이죠.
거기다 의사물량이 풀려버리면서 일반 응급실당직비, 대진비, 봉직의 페이까지 완전 떨어져버렸습니다.
10년전 알아본 응급실 당직비가 4~50이었는데요
지금 30기본에 18시간 환자 50명쯤 보는곳이 겨우 40정도 받더라고요.(여러분 응급실에서 밤새면서 환자보는거 진짜 힘들어요.저는 5~60줘도 안합니다)
여러분 의사될때는 더 안떨어질것 같나요? 10년, 30년 물가상승률 생각하면 이건 거의 1/4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시면 될거같습니다.
그럼 이러한 현실이 앞으로 더 좋아질까요?
네버!
정부에서는 의사들 이런식으로 쥐어짜서 의료보험예산 절감하는게 가장 효과적임을 압니다.
실제로 약몇개 싸주면서 여러분들 재정에서 나가는 조제비가 더 큰문제지만 약사회건들면 지난번 약국외판매약처럼 큰일나거든요^^
거기다 의사들은 모래알이라서
안과 백내장 수술 수가반토막(백내장 수술도 여러분들이 싸게 흔하게 시술해서 그렇지 실제로는 매우 전문적인 수술이죠)
병리과 수가 반토막
아
무이유없이 30~50% 깎아버렸습니다. 왜냐면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백내장, 암환자 많아졌고 그만큼 백내장 수술, 병리과 판독에
나가는 보험재정이 많아졌다 이거죠. 그러니까 깎은겁니다.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앞으로도 아무이유없이 자기들 돈
많이 나가면 깎을수 있다는겁니다.
근데 이런 말도안되는 사태에 대해서 의사들은 전혀 모래알이에요.
우리과 아니니까 나랑 무슨상관?
ㅋㅋㅋ 안과 너무 잘난척하더니 잘됏다 ㅋㅋㅋ
그런반응까지
정부는 압니다. 의사집단이 얼마나 모래알이고 얼마나 순응적인 집단이며 얼마나 소심한지를.
그러니까 앞으로 더 쥐어짤거고 더 깎을거에요.
그러니까 전망없어요.
차라리 대기업 회사원 생각해보라는건 절대 훌리짓 하는거 아닙니다.
사실 수능 15일전에 이런말을 하는것 자체가 부적절한것 같긴 합니다만
고3수험생들은 그냥 열심히 하시면 되요
근데 고시병에 빠져있는 장수생들은 좀 진지하게 고민좀 해보셔야합니다.
20억들여서 의원여는것보다 그돈으로 커피집 하는게 훨씬 더 순수익이 높은 세상이니까요.
여러분이 가령 20억가량 있다고 칩시다. 그돈으로 뭘하든 병원하는것보다 더벌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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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December 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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