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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December 28, 2011

강희제와 옥수수 몇 알을 띄운 흰 쌀죽 - 백성을 잊지 말라



청나라 황제의 식탁은 현재 남아있는 내무부 기록을 통해 참고하더라도

100여가지가 넘는 호화롭고 휘황찬란한 진수성찬들이

금그릇, 은그릇, 도자기에 담겨져 매 끼니마다 장관을 연출했음.


그런데 그런 거창한 요리들 가운데서

꼭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요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옥수수 몇 알을 띄운 흰 쌀죽임.


청나라 황제들은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이걸 먼저 먹고

다른 요리들을 먹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도에 넘는 사치를 부린 자희태후도 마찬가지였음.


이 옥수수 몇 알을 띄운 흰 쌀죽이 황제의 식탁에 올라온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함.



때는 청나라 성조 인황제 강희제가 팔팔한 청년일 때였음.

혈기왕성한 강희제는 눈이 오는 날에 사냥을 해야 제대로라면서

신하들과 군사들을 거느리고 눈 내리는 산으로 겨울 사냥을 떠남.

사냥에 정신이 팔린 강희제는 말을 급하게 몰다가 그만 일행들과 떨어져 길을 잃게 됨.


날은 어두워지고 추위가 엄습하는 가운데

덜덜 떨던 강희제는 산골에서 길을 헤매다가 조그마한 오두막집을 발견함.

살았구나 생각하며 급하게 그곳 문을 두드린 강희제를 맞은 것은

노인과 그 노인의 세 아들이었음.

강희제의 정체를 알 리 없는 그들은 외지 사람이 길을 잃고서

얼어 죽을뻔했다면서 강희제의 말을 밖에 매어두고

강희제의 몸을 녹일 요리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옥수수 몇 알을 띄운 흰 쌀죽이었음.

엄동설한의 혹한이라 곡물을 구하기 어렵다는걸 알고 있는 강희제는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미안해하자

노인은 그런거 따지지 말고 몸을 녹이라고 죽을 권함.


죽을 한 입 떠넣은 강희제는 너무나 맛있어서 금방 한 그릇 비우고

노인에게 이걸 누가 만들었느냐고 묻자 노인이 대답하기를

첫째는 땔감을 구하고, 둘째는 식재료를 구하며, 셋째가 요리를 한다고 대답함.

강희제는 노인의 셋째 아들을 보면서 요리를 잘한다고 칭찬을 해줌.


그렇게 잠깐동안 담소를 나누던 와중에 군사들과 신하들이

노인의 오두막집을 발견하고는 허겁지겁 달려와 강희제에게 절을 함.

바깥에 매인 말을 보고 강희제가 있는 걸 알았다는 신하들의 말을 들은

노인과 세 아들은 벌벌 떨면서 강희제 앞에 엎드려

존귀한 천자를 몰라뵈어 불경죄를 범했다며 용서를 구하자

강희제는 자기 목숨을 구해주고 맛있는 요리까지 대접한 그들에게

큰 상을 내리고 노인의 셋째 아들을 황궁의 어선방으로 입궐시켜

끼니 때마다 항상 옥수수 몇 알을 띄운 흰 쌀죽을 올리도록 함.


그것이 전통이 되어 강희제 이후 황제들의 식탁에는 언제나

옥수수 몇 알을 띄운 흰 쌀죽이 올라오게 되었다고 해염.

이름 없는 민초가 황제에게 베푼 은혜를 기억하며

죽을 먹을 때마다 백성을 잊지 말라는 뜻에서 그랬다고 함.




예전에 올렸던거 재탕이에염 ㅎㅎ


그리고 이쯤에서 적절한 간지폭풍 -

지정은 실시할 때  강희제의 칙명



"천하가 평정된지 오래되어 호구가 날로 번창하니

인정(人丁)을 헤아려 정세를 부과하는 일이 어렵다.

인정은 늘더라도 토지는 늘지 않으니

현재 세역 장부에 등재된 인정 수를

늘리거나 줄이지 말고 영구히 고정하라.

그리고 지금 이후 태어나는 인정에 대하여는

꼭 정세를 거둘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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