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있어서 최적 숫자는 둘이다. 그 이상은 번거롭다.
그렇다면 우정에 있어서 최적 숫자는 몇일까. “10”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소한 친구가 10명은 있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노팅엄 대학 심리학과 리처드 터니 박사 팀은 남녀 17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친구 숫자와 행복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친구가 5명 이하인 사람들은 “지금 행복하다”는 응답이 40%에 불과했다.
행복한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응답이었다.
친구 숫자의 상승과 함께 행복을 느끼는 비율도 높아졌고, ‘10명’을 넘어가면서
비로소 “행복하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아지기 시작했다. ‘숫자
10’이 우정의 매직 넘버인 이유다.
10명을 지나 친구 숫자가 많아질수록 행복도 역시 높아졌다. 여성의 경우 행복도가
최고에 달한 것은 친구 33명이었고, 남성은 49명이었다. 친구 숫자는 일반적으로
남성 쪽이 많았지만, 대신 여성들은 더욱 친밀한 관계를 누리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아주 만족스럽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친구 숫자는
“아주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한 사람들 친구 숫자의 두 배 정도였다.
터니 박사는 “친구가 많아서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행복하기 때문에 친구가
많은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쨌든 친구는 행복의 필수조건이라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상식을 뒤엎는 여러 재미있는 결과도 도출됐다.
‘포도주와 친구는 오래 될수록 좋다’는 격언이 있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더욱
큰 행복을 느끼는 것은 옛 친구보다는 새로 사귄 친구였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신풍속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 복권협회의 지원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복권 당첨자에 대한 조사가
별도로 진행됐다. ‘오랜 친구가 좋은 친구’라는 격언은 복권 당첨자에겐 아직도
진실이었다. 복권 당첨자들은 오래 된 소수의 친구들 사이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첨금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잉글랜드 중부의 비즈니스 도시 버밍엄 주민들의 친구 관련 행복도가
가장 높았다. 버밍엄 사람들은 평균 29명의 친구를 사귀고 있어 행복 가능성이 75%에
이르렀다. 버밍엄은 영국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다.
반면 영국 남부 해안가의 유명한 휴양지 브라이튼 사람들의 친구 관련 행복도가
가장 낮았다. 브라이튼은 18세기부터 개발된 휴양도시로, 현재도 매년 8백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다.
관광 명소인 데다 파티 등도 잦아 외부인이 볼 때 ‘행복만 가득한 도시’지만
막상 실제 거주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브라이튼 거주자의 평균 친구 숫자는 42명이었지만
행복 가능성은 56%에 그쳤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사치스러운 도시로 생계비가 높고, 각종 파티 등에서 ‘의무적
사교 관계’를 맺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모든 경계를 풀고
만나야 진짜 친구지, ‘의무방어’ 성격의 친교 관계에선 아무래도 행복을 느끼기
힘든 모양이다.
이 조사 결과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 판, 타블로이드판 메일 온 선데이
등이 23일 보도했다.
http://www.kormedi.com/news/article/1186918_28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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