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Tuesday, October 18, 2011

아토피 피부에 식초 바르면 패혈증 위험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자녀를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 보습제 잘 바르고, 좋은 음식 잘 먹이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알맞게 바르면 된다고 하지만 그렇게 해도 아이는 간지럽다며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병원마다 제시하는 원인과 처방도 다르다. 다른 병원의 치료법은 틀리니 무시하라며 말하는 의사들도 있다. 이래저래 부모들만 헷갈린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1∼5세 아동은 전체 아동의 19.2%에 달한다. 5명 중 1명꼴로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아이가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지만 의사마다 다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직까지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인이 불분명하니 치료법도 완전하지 못한 것. 다만 ‘의학적으로 틀린 방법’에 대해서는 공통된 의견이 많다. 절대 피해야 할, 잘못된 민간요법을 알아두는 게 좋다.》


죽염-쑥 피부자극 부작용 심해
황토방-녹차목욕도 효과 없어

“유전-면역체계 문제가 주원인
스테로이드 강도는 적절하게”

○ 소다에 전분 섞은 물은 아이에게 독(毒)

겉에 난 상처에 식초와 죽염을 바르는 ‘식초요법’은 여러 민간요법 중 가장 좋지 않다. 아이가 가렵다고 하면 백반과 식초를 섞어 그 부위에 발라주는 부모가 더러 있다. 식초는 강한 산성을 띤다. 그 때문에 피부 각질이 벗겨지면서 순간적으로 가려움증이 사라진다. 이런 일시적인 현상을 “치료가 되고 있다”고 착각해 식초요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부에 더 큰 자극을 줄 뿐 아니라 2차 세균감염으로 패혈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 2004년에는 부산에서 3세 아이가 식초요법 때문에 사망하기도 했다.

죽염 역시 기대했던 소독작용은 없고, 피부를 따갑게만 할 뿐이다. 쑥을 식초에 담그거나 물에 달여 피부에 바르는 방법도 한때 유행했다. 그러나 쑥에도 독성분이 있기 때문에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소다에 전분을 섞은 물에 목욕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해야 할 아토피피부염에 더 독이 된다. 우리 피부는 약산성을 띠고 있는데, 알칼리 성분의 소다를 바르면 피부도 약알칼리성을 띠게 된다. 이때 건조함이 더 심해질 수 있다.

○ “폐에 열이 많으면 증세”

아토피피부염은 ‘문명병’이라고 불린다. 이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면 병을 고친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황토제품과 황토방이 인기를 끈 이유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적인 원인과 약해진 면역체계가 혼합돼 나타나는 병이다. 환경오염이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것은 맞지만 황토방에 살거나 황토제품을 바른다고 해서 아토피를 완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녹차 목욕 역시 큰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그냥 깨끗한 물로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카페인 성분이 많은 녹차물이 성인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아이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녹차물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들깨, 호두기름, 국화꽃잎 등 수많은 자연식품을 상처에 바르는 방법도 인터넷에 떠돌고 있지만, 효과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양방과 한방이 내놓는 해결책이 달라 부모들은 혼란스럽다. 그러나 공통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방도 비슷한 방식으로 아토피피부염을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방은 폐에 열이 많은 현상을 ‘유전적 요인’으로 지목한다. 최명숙 우보한의원장은 “소화기능이 떨어진 사람의 폐에 열이 쌓인다. 이렇게 내부에 쌓인 열이 피부 바깥으로 뻗치는 것을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주거환경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을 멀리하라는 해결책은 양방과 한방 모두가 동의하는 치료법이다.

○ 스테로이드 연고, 아침에 발라야

부작용이 우려돼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망설이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려움을 못 참고 긁으면 그 자극으로 아토피 염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적절하게 써야 한다”고 말한다. 초기 단계일 때는 저용량의 스테로이드 연고로 해결되는데, 전신으로 가려움이 다 퍼지고 중증으로 악화된 뒤 병원을 찾을 때는 늦다는 것.

연고는 피부에 주는 자극 강도에 따라 1∼7단계로 나뉜다. 강도가 중간 이하의 연고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의료진과 상의해 개인에게 맞는 연고를 처방받으면 된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아침에 바르는 것이 좋다. 오전에는 부신이라는 신체기관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나온다. 이 호르몬은 오후에는 덜 분비되는 특징이 있다. 이런 일상적인 리듬이 깨지지 않게 하려면 오전에 연고를 발라야 한다.

아토피피부염은 불치병이 아니다. 삼성서울병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후 2개월∼3세가 가장 심하고, 5세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상당히 호전된다. 이상일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 3세 때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어도 자극요인에 따라 갑자기 심해질 수 있다”며 “부모들이 이때를 참지 못하고 근거 없는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방법이 아이 피부를 더 자극해 아토피를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노지현 동아일보 기자 isityou@donga.com


http://m.thescience.co.kr/index/view?kisaid=20100510100000000085

No comments:

Post a Comment

Blog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