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종영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1박 2일’ 시즌1의 마지막 멤버. 왼쪽부터 엄태웅·이승기·이수근·은지원·김종민.
◆황금기(2008년~2010년 6월)=강호동·이승기·이수근·은지원·MC몽·김C 체제가 순항하기 시작했다. 나PD는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고 기억해주는 시기”라고 했다. 그는 진짜 야생을 위해 잔인하리만치 가혹해졌다. 새벽 4시에 모여 오프닝 장면을 찍고,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음식을 주지 않았다. 허기가 질대로 져야 멤버들이 독이 올라 복불복 게임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청자들은 멤버들이 고생할수록 더 열광했다.
나 PD는 의외성의 재미를 믿는다. 어떨 때는 이미 정한 게임이나 대본을 버렸다. 43.3%라는 최고의 시청률을 찍은 그 순간도 은지원이 즉석 탁구시합을 제안한 날이었다. 그는 “PD에게 순간 판단력은 정말 중요하다. 그걸 배운 시기”라고 했다.
◆위기탈출기(2010년 7월~2011년 9월)=김C와 MC몽이 하차하면서 프로그램이 휘청거렸다. 그때, 강호동이 나 PD의 이름을 불렀다. 나 PD는 “ 메인 MC가 이름을 부르면 ‘꽃’이 된다”며 “TV에 얼굴이 나온건 다 강호동 책임이다”라며 웃었다. 그는 반항하는 멤버들과 대립하며 깨알 같은 재미를 빚어냈다. “편집은 후배PD들이 한다. 내가 얼굴이 나오는 것이 싫다고 해서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카리스마보다 존중과 신뢰, 그의 리더십이다. 형식 실험도 추진했다. ‘외국인 근로자 특집’ ‘다큐멘터리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등 한층 진화된 포맷을 만들어갔다. 위기가 기회를 만든 셈이다.
◆작별준비기(2011년 10월~2012년 2월)=강호동이 하차를 선언했다. 프로그램의 존폐위기였다. 나 PD는 굴하지 않았다. 더 많은 실험을 했다. 남은 멤버 다섯 명은 방방곡곡에 흩어져 대한민국 김치를 찾고, 유홍준 교수와 함께 역사기행을 떠났다. 웃음기는 빠졌지만 신선했다. “잘나가는 집안이니까 그런 시도를 해봤다. 8번 웃긴 걸 했으면 2번 정도는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게 시청자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그 시도가 나 PD의 자산이 됐다. 그는 “다음에 맡을 프로그램도 이 지점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했다.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2/18/7039700.html?cloc=nnc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