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연구원이 14일 동아사이언스에 제공한 이 사진은 천리안 위성에 실린 해양관측탑재체(GOCI)가 올해 7월 16일 오전 9시 15분~오후 1시 15분까지 5시간 동안 촬영한 것이다.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위성은 우리나라 상공에 고정된 상태에서 공전하기 때문에 선박이 지나가면서 폐수를 버리는 장면을 연속적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영상을 제공한 박영제 해양연 해양위성센터 책임연구원은 “처음엔 난데없이 바다 위에 삼각형 모양의 띠가 나타나 미확인물체가 나타난 줄 알고 놀랐다”며 “나중에 위치를 파악하고 나서 이곳이 지정된 해양폐기물을 버리는 해역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날 폐수 처리 작업이 진행된 해역은 전북 군산에서 서쪽으로 200km 떨어진 서해병 폐기물 배출해역지역이다. 우리나라는 서해병 외에도 동해에 동해병과 동해정 등 총 세 곳을 지정해 폐수를 버리고 있다.

사진이 찍힌 시간과 선박의 위치를 픽셀로 계산해보면 선박의 이동속도는 시속 17km 정도로 확인됐다. 선박이 직각삼각형 모양으로 정확하게 이동하는 이유에 대해 홍기훈 해양연 특전해역보전관리연구센터 박사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아마도 폐수를 버린 곳이 중첩되지 않기 위해 일정 구역을 정해 이동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 속에서 폐수가 퍼지거나 흘러가 사라지지 않고 다섯 시간 이상 한 곳에 머무른 이유는 폐수가 호박죽처럼 점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바다에 버리고 있는 해양폐기물의 종류는 음식물, 하수 및 폐수처리오니, 축산폐수, 광물성폐기물 등이다. 폐수는 어느 정도 바다 위에 떠 있다가 가라앉거나 다른 곳에서 퍼져나간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바다에 폐수를 버리는 나라다. 해양오염방지법에 의해 해양배출폐기물 배출처리를 허가받은 사업자들에 한해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한 각종 폐수를 서해, 동해 지역에서 폐기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육상발생 폐기물은 육상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런던협약에 따라 내년부터는 하수와 가축분뇨 배출을 금지하고 2013년부터는 음식물 폐수의 배출도 금지될 전망이다.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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