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브레인’은 욕망을 드러내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욕망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 여주인공 윤지혜(최정원)다. 의국 내 유일한 홍일점인 지혜는 남자들의 거친 욕망과 날카로운 경쟁 속에서도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로 당당히 자신의 꿈과 열정을 위해 전진하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이강훈(신하균)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주며 사랑도 성취한 여자다. 그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시청자분들은 지혜를 보며 답답하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문제를 푸는 열쇠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욕망과 츌세를 보여주는 공간에서 지혜는 인간적 감성을 표현하는 캐릭터로 다가갔다. 그래서 삭막한 병원의 온도를 올려주고 숨을 쉴수 있게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최정원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중 지혜가 자신의 실제 성격과 가장 닮은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는 “웃음이 많고 털털하고, 책임감 있고, 정도 많고, 바보스러울 정도로 인간적인 부분이 우선 내가 공감할 수 있었다”면서도 “지혜는 인간적이고 따뜻하지만 신경외과의 치프(Chief)가 될 정도로 독한 면도 있다. 의사로서는 프로페셔널리즘이지만 인간으로서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웃으려고 노력했다”고 캐릭터에 대한 특성을 소개했다.
최 정원은 강훈뿐만 아니라 지혜에 대한 사랑으로 스탠포드대학도 포기한 준석,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어서 강약조절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준석에게는 냉정하게 선을 그으면서도 처음 사랑을 느낀 강훈에게는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그래서 지혜가 이기적인 아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최정원은 “하지만 온전한 인간으로 바뀔 가능성이 조금도 없는 사람(강훈)을 사랑 하나로 바뀐다는 희망을 주고싶었다”고 말했다.
최정원은 신하균과 풍선껌 키스신을 제외하면 달달한 장면이 거의 없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미숙한 강훈과 욕망을 드러내지 않는 지혜의 엇갈림은 길었다. 최정원은 “그런데도 시청자들 ‘강지커플’(강훈과 지혜)이라는 너무나 귀여운 단어로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신하균 선배님과는 사적인 얘기는 못했지만 연기의 깊이에 대해 도움과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최정원은 “지혜와 강훈, 두 사람 사이의 신이 많지 않아도 강훈이 지혜에게 반창코를 붙여준다거나, 유재하의 노래를 불러줄 때는 저절로 눈물을 날 정도로 감정이 묘했다”면서 지혜를 쉽게 놓기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정원의 외적 특징은 새하얀 아기피부와 가는 다리다. 엄마와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여동생도 다리가 가늘다는 것으로 봐 유전임이 분명한 것 같다. 한데 하얀 피부가 한 때는 콤플렉스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색소가 없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햇빛에도 잘 안탄다. 태닝을 10회로 나눠 열심히 했는데도 타지 않고 애매해진다. 그래서 태닝을 포기했다. 오히려 내 피부를 더 부각시키자!!!”
최 정원은 2006년작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이후 ‘바람의 나라’ ‘별을 따다줘’ 등에 출연했지만 그 당시 얻은 튀는 캐릭터 ‘미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변신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순수한 여성, 편안한 언니 누나 등으로 서서히 이미지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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