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게도 사랑을 실험실로 보냈다. 화학 생물학 인류학 심리학 등이 동원되었고 사랑은 적나라하게 해부되었다. 사랑의 생성과 유통기한 완전 박멸 방법까지. 과학이 밝힌 이 죽일 놈의 사랑의 정체
자신과 유전인자가 비슷한 상대에게 끌린다!
“우리는 정말 닮았어”라고 말하는 연인들. 왜 그런 걸까. 인간은 대부분 신비감이 느껴지는 낯선 상대이면서 동시에 자신과 비슷한 상대에게 끌린다. 알고 보면 관심사 취미 종교 신념 등은 유전 인자의 영향을 받는데 유전자적으로 비슷한 사람들이 짝을 이루는 것이다. 실제로 유전자적으로 비슷한 짝들이 자연 유산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으며 더 건강하고 더 많은 아이를 낳는다.
자신의 면역체계와 조금은 다른 상대를 선택한다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유전 인자를 가진 상대에게 끌린다. 그러나 너무 똑같으면 그 반대다. 인간은 적어도 화학적으로나마 약간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확실히 해두기 위해 한 가지 정신적 장치를 발달시킨 듯 보인다. 여자들에게 땀에 젖은 남자 티셔츠의 냄새를 맡게 한 뒤 가장 섹시한 냄새가 나는 것을 고르라고 했을 때 그들은 자신의 면역체계와는 다르면서도 양립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가진 남자의 티셔츠를 골랐다. 무의식중에 유전자적으로 보다 다채로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에게 끌린 것이다.
장동건이 옆에 있어도 그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완벽한 사람이 옆에 앉아 있다고 해서 언제나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기쁨에서든 슬픔에서든 불안에서든 두려움에서든 호기심에서든 아니면 다른 기분에서든 정서적으로 각성된 상태에서 사랑의 감정에 쉽게 굴복한다. 정신 상태가 흥분되면 낭만적 열정을 부추기는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신비스런 상대를 찾는 이유는 근친번식을 피하기 위한 본능
우리는 주변에 있는 사람과도 사랑에 빠지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익숙한 존재에게는 연애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신비감’이 없기 때문이다. 대체 신비감이 뭘까? 익숙한 존재와의 짝짓기를 혐오하는 성향은 포유류의 공통점이다. 우리는 가까운 가족 구성원이나 너무나 잘 아는 사람과 섹스를 하는 것을 혐오하게 되는 자연의 반감을 타고났다. 이는 근친 번식을 피하기 위한 진화된 혐오감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이방인에게서 흥분을 느끼게 하는 뇌 회로를 주었고 그래서 남녀 할 것 없이 신비감이 있는 누군가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몸짱 남자와 섹스를 하면 더 흥분되는 이유
좌우 대칭이 매우 두드러진 남자는 생식에서 특권을 누린다. 그들은 한쪽으로 몸이 기울어진 사람보다 4년이나 앞서 성 경험을 하기 시작한다. 또한 그들은 섹스 파트너도 더 많고 간통도 더 많이 한다. 여자도 균형 잡힌 남자와 섹스를 할 때 오르가슴을 더 많이 느낀다. 심지어 그 남자와의 관계가 정서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할 때조차도. 그리고 한 여자가 좌우 몸매의 균형이 잘 잡힌 남자와 섹스를 하다가 오르가슴을 느낄 때 그녀의 몸에서 일어나는 수축은 그의 정액을 더 많이 흡수하게 만든다. 이런 성적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는 몸매가 멋진 애인을 바라볼 때 그녀의 뇌에서 도파민이 배출되어 도파민이 테스토스테론을 촉발시킴으로써 성적 반응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배란기에는 섹시남 평소에는 헌신남에게 끌린다
여자들은 무의식적으로 광대뼈가 선명하고 턱이 강한 남자를 더 좋아한다. 남성적인 광대뼈와 강렬한 턱선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만들어진다. 배란기가 가까워지면 여자들은 이처럼 왕성한 테스토스테론의 징후를 보이는 남성들에게 관심이 높아진다. 임신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임신할 가능성이 많은 여자들이 유머 감각이 탁월한 남자에게 끌린다는 점이다. 아마도 유머가 예리한 지능과 관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배란기에 이르면 여자들은 좋은 유전 인자를 가진 남자를 찾는다. 이것은 모든 포유동물에게서 발견되는 발정기의 상징. 그러다가 배란기가 아닌 때에는 자신에게 헌신할 듯이 보이는 남자를 좋아한다. 배란기 때는 남성적인 남자 배란기가 아닐 때는 여성스러운 남자에게 끌리는 것. 파트너가 없는 여자의 경우에는 배란기에도 자신에게 헌신적인 사람을 찾는다.
배란기에는 나도 모르게 그를 유혹한다
좌우 대칭인 외모가 짝짓기 게임에서 선택의 기회를 높여주기 때문에 여자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거나 아니면 그것과 비슷해지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화장 성형 벨트 브래지어 등으로 남자들이 선호하는 균형 잡힌 몸매를 억지로 만든다. 자연도 그런 대칭의 몸매를 돕는다. 과학자들은 여자의 두 손과 귀가 배란기에 접어들면 조금 더 대칭을 이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배란기는 생식 면에서 남자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 여성의 젖가슴도 배란기에 더욱 균형을 이룬다. 게다가 남녀 할 것 없이 젊을 때 몸의 균형이 더 뛰어나고 나이가 들면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
좌우대칭인 얼굴이 사랑의 감정을 부른다
얼굴과 몸이 좌우 대칭을 이루고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것은 유전자적으로 질병을 물리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나타낸다. 우리 인간이 대칭적인 구애자에게 끌리는 현상은 유전적으로 강건한 짝을 선택하도록 안내하기 위해 생겨난 아주 원시적인 동물의 메커니즘이다. 실험 결과 좌우 대칭을 이루는 얼굴을 봤을 때 남자들의 뇌에는 낭만적인 사랑의 물질인 도파민이 풍부해졌다. 좌우 대칭적인 남자와 여자 즉 외모가 ‘되는’ 남녀가 인기가 많은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남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은 여자를 선호한다
평균적으로 전 세계 남자들은 자기보다 세 살 어린 여성을 결혼 상대자로 정한다. 미국에서는 재혼하는 남자들의 경우 평균 다섯 살 정도 어린 여자를 파트너로 정하고 세 번째 결혼일 경우에는 여덟 살이나 젊은 신부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들은 젊음과 아름다움의 증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여자를 좋아한다. 건강하고 어려 보이고 원기왕성하여 성격이 밝은 것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다는 신호다. 에스토로겐은 생식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 다시 말해 남자들은 잠재의식 속에서 아기를 갖고 기르는 일에 도움되는 자질을 가진 여자를 더 좋아한다는 뜻.
여자는 외모 남자는 능력! 이것은 진리다?
수백만 년을 내려오면서 여자들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 남자들은 여자와 아이를 보호하고 먹이를 구해오는 역할을 했다. 오늘날 남자가 여자의 외모를 여자가 남자의 능력을 중시하는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남자는 아기를 낳고 기르는 데 필요한 여자의 신체 조건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여자는 보는 것만으로는 남자가 지닌 ‘짝으로서의 가치’를 파악할 수 없다. 여자는 남자가 보호해주고 자신을 부양할 능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를 요모조모 따져보아야 했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보다 사랑에 늦게 빠진다.
여자들이 키 큰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
키가 크다는 것은 육체적 방어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오늘날에도 키가 큰 남자는 경제계나 정치계에서 명성을 얻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여자들은 장기적으로 똑똑한 남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허리가 엉덩이의 70%인 여자가 가장 유혹적
세계 여러 나라의 남성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남자들은 허리가 엉덩이의 70%인 여자를 선호했다. 흥미로운 것은 <플레이보이>의 모델들도 미국의 슈퍼모델과 마찬가지로 이런 비율을 보인다는 점이다. 가냘픈 슈퍼모델 트위기까지도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은 정확히 70%였다. 이것은 진화론적인 이유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이 70%가량인 여자인 경우 아기를 가질 확률이 높다. 그들은 적당한 양의 지방을 그것도 적재적소에 갖고 있는데 그 이유는 테스토스테론과 관계 있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기 때문이다. 이 비율에서 많이 벗어나는 여자들은 임신 자체가 어렵다. 만성 질환에 고통받을 확률도 높고 각종 성격적 결함에도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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