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볼 때면 우리는 당연히 여자 역할은 여자가 하고 남자 역할은 남자가 맡는 것에 익숙하다. 하지만 남자의 역할을 여자가 맡는
경우가 있다. 오페라에도 역시 그런 경우가 있다. 분명 남자라고 하면서 가수가 나왔는데, 잘 보면 여자가 남장(男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소프라노나 메조소프라노가 남자 분장을 하고서 남자 역을 부른다. 처음에 이런 모습을 보면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는
분들이 많다. 오페라를 제법 많이 보고 제법 좋아한다는 사람들조차 남자 역을 부르는 여자가수에 대해서는 적응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어색함이 오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국극'이라고 해서 남자 역할도
여자들이 맡는 연극이 있다. 일본에도 '다카라즈카 극장'에서는 모든 남자 역할을 여성 배우들이 맡고 있다. 여자가 남자 역을 할
때는 느낌이 분명 다르다고 한다. 일부러 그런 연극을 찾아다니며 보는 팬들도 있다. 그러니 성(性)역할을 바꾸어서 연기하는 것은
오페라만의 현상은 아니며, 여러 연극문화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을 말해둔다.
어찌 되었거나 오페라에서 여성이 남자
역할을 부르는 것은 한때 엄청난 유행이었으며, 그런 역할로 스타가 된 가수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여자들이 남자의
역할을 맡게 되었을까? 지난 편에서 카스트라토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즉 남자가수들에게도 여성처럼 고음(高音)을 내게 하기 위하여
그들을 거세(去勢)하여 고음을 노래할 수 있는 카스트라토란 성부를 만든 것이다. 그리하여 바로크 오페라 시대에는 작곡할 때부터
남성 역할이 높은 고음을 부르도록 작곡하여 카스트라토들이 그 역을 맡게 하였다.
그런데 고전시대가 지나면서 즉 로시니
시대에 이르러서 카스트라토가 사라졌다. 그래서 과거 카스트라토를 위해서 작곡되었던 역할들이 하는 수 없이 여성가수들에게 맡겨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카스트라토들은 주로 메조소프라노나 알토였기 때문에 많은 메조소프라노가 바지를 입고 장군 옷을 걸치고
용감무쌍한 남자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런 배역들이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세르세〉 〈줄리오 체사레〉 등의 주인공들이다. 셋
모두 카스트라토를 위한 역할들로서, 카스트라토가 사라지자 여가수들의 차지가 되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그런 여성이 맡는
남성역이 유약하거나 여성스러운 남자가 아니라, 위의 주인공들처럼 장군·군주·영웅 등 아주 남성적인 캐릭터라는 사실이다.
그
리고 그런 남장 여가수들의 매력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작곡을 할 때부터 여자 가수들이 부르도록 만든 남자 배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즉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중의 니클라우스, 구노의 〈파우스트〉 중의 지벨, 벨리니의 〈카풀레티 가와 몬테키 가〉 중의
로메오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그래서 여자가 바지를 입고 나와서 부른다고 하여, 이런 남장 역할을 '바지 역할'(trouser
role)이라고 부른다. 그 외에 시동(侍童)들, 즉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아 사춘기에 머물고 있는 소년의 경우에도 남성의 굵은
음성보다는 여성의 소리가 어울린다고 봐서 주로 여성가수에게 맡겼다. 이런 역할도 일종의 바지 역할인데, 더 세분하여 '시동
역할'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배역들로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의 케루비노, 도니체티의 〈안나 볼레나〉의 스메톤,
〈루크레치아 보르자〉의 오르시니, 베르디의 〈가면무도회〉의 오스카르, 〈돈 카를로〉의 테발도 등이 있다.
그렇다면
남자가 여장을 하고 여성 역할을 하는 역은 없을까? 물론 있는데, 이때는 '치마 역할'(skirt role)이라는 말을 쓴다.
대표적인 치마 역할로는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의 마녀 역할로서, 남자인 테너 가수가 여장을 하고 나와서
연기한다.
요즘 세상을 보면 성역할의 구분이 많이 없어졌다. 여자의 직업이라고 생각한 것을 남자들이 많이 하는가
하면, 남자들이 하던 역할을 여자가 더 잘하는 경우도 본다. 그런데 이미 오페라 속에서는 남녀의 구별 없이 배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썼다는 점을 상기해 보라. 성역할에 관한 우리의 편견을 흔들지 않는가? 200~300년 전의 일이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10/20120210015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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