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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12, 2011

일본 중국인들이 본 조선인들의 대식 습관

문견잡기(聞見雜記) 상

들으니, 왜인(倭人)이 일찍이 말하기를, ‘저희들은 제택(第宅)에 사치하고 중국 사람은 의복에 사치하며 우리나라 사람은 음식에 사치한다.’고 한다는데, 그 말이 그럴 듯한 것 같다. 대체 왜인은 먹는 것이 매우 적어서 한 그릇 밥이 1, 2홉 쌀에 불과하다. 소위 ‘호엽지찬(壺饁之饌)’이라는 것은 아이들 장난과 같아서 전부 먹어도 요기가 되지 않는다. 중국 사람 또한 고기를 두 가지 이상 먹는 일이 없고, 밥은 1, 2홉에 지나지 않는데, 그래도 독(毒)이 있지나 않을까 해서 쌀을 끓인 뒤 묵은 물은 따라 버리고 새 물로 바꾸어 두 번 지은 밥[重蒸飯]을 만들어서 먹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밥물을 천하의 별미로 치는 것이다. 그리고 햅쌀로 밥을 지어 큰 그릇에 담아 어육(魚肉)을 섞어서 사람마다 하루 세 때를 먹는데도 부족해서 떡과 국수ㆍ술ㆍ안주 등 여러 가지를 먹는다. 그리하여 취하고 배불리 하기를 만족함이 없이 하고, 술이 독하기도 우리나라 환소주(還燒酒) 같은 것이 없는데도, 마시는 자는 큰 잔을 들며 작은 잔은 싫어한다.






성호사설 제9권
인사문(人事門)/대발철시(大鉢鐵匙)


정 사문운경(鄭斯文運經)의 《탐라문견록(耽羅聞見錄)》에 이르기를 “일본(日本)으로 표류되어 간 사람이 있었는데 그 통사(通事)가 하는 말이 ‘조선(朝鮮)은 진실로 낙국(樂國)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탐욕이 많다. 큰 주발에 놋수저로 밥을 다져서 배부르게 먹으니 탐욕을 부리지 않고서 어떻게 견디겠는가? 더구나 일본의 법은 도주(島主)가 자손에게 세전(世傳)하여 재용(財用)이 스스로 유족하므로 다시 착취를 하지 않지만, 조선은 외관(外官)이 3년 만에 한 번씩 교체되니, 가난한 집에서 다행히 수재(守宰)를 얻게 되면 살림 모으기에만 뜻을 두어 과외(科外)의 징수를 하는데, 백성이 어찌 쇠잔하지 않겠는가? 이는 법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였다.” 하였다. 이 설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마땅하다. 외관을 세전으로 하는 것은 비록 시행 못한다 할지라도, 만약 오래 임직하는 법을 만들어 놓는다면 어찌 지금 같은 백성 벗겨 먹는 버릇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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