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Monday, November 7, 2011

남자의 굵직한 저음에 여자는 지갑을 연다




TV 홈쇼핑 방송을 보면 대부분의 쇼호스트가 거의 소리를 지르듯 상품을 요란하게 설명한다. 쇼호스트의 목소리가 크고, 높고, 빠를수록 설득력이 있다는 정설을 따른 것이다. 그런데 홈쇼핑 판매 기네스 기록을 보유 중인 CJ오쇼핑의 남자 쇼호스트 장문정씨가 지난 18일 밤 보험 상품을 소개하는 목소리는 차분한 저음(低音)이었다. 물론 기록 보유자답게 매출 실적도 좋았다.

남자의 목소리에 어떤 마법이 들어 있을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목소리가 저음일 때 여성이 더 신뢰감을 느끼며, 심지어 기억도 잘한다고 한다. 여성 소비자의 지갑을 열려면 굵직한 남성의 저음이 좋은 무기인 것이다.

◆남성 판매자의 저음에 구매의사 높아져

장문정씨는 시간당 125억원의 매출을 올려 홈쇼핑 판매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원래 목소리가 저음인데 홈쇼핑에서는 일부러 톤을 높여 빠르게 말하느라 힘들었다"며 "기존 정설이 맞는지 실험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문정씨는 중앙대 언론대학원에서 목소리 높이와 빠르기가 소비자의 호감도나 신뢰도,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실험 대상은 홈쇼핑 고객이 주로 여성인 점을 감안해 20~50대 464명 중 여성을 62%인 289명으로 했다.

남성 쇼호스트의 실제 방송영상을 소비자들에게 들려주며 실험한 결과, 호감도·신뢰도·구매의도 모두 목소리가 낮을수록 높았다. 또한 낮은 목소리도 속도가 느릴 때 효과가 더 높았다.

장문정씨는 "정치인이나 텔레마케터를 분석한 기존 국내외 연구에서는 모두 느린 목소리는 진실성과 설득력이 없고 수동적이라는 결과였다"며 "하지만 처음으로 실제 영상을 보여주며 실험한 결과 그와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을 쓰고 장문정씨는 같은 상품을 이전과 달리 낮고 느린 목소리로 판매해봤더니 매출이 비슷하거나 더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여성은 남성의 느린 목소리 더 잘 기억

왜 여성 소비자는 남성 판매자의 저음에 끌리는 것일까. 일단 여성은 낮은 목소리의 남성에 매력을 느낀다. 남성의 목소리가 굵고 낮으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기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을 남성답게 하는 물질. 저음이 여성에게 성적 매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여성 소비자가 저음의 남성 쇼호스트에게 매력을 느꼈기 때문에 구매 의사가 높아졌다고 보기엔 무리다. 최근 영국 연구진이 저음의 또 다른 효과를 발견했다. 바로 기억이다.

에버딘대 케빈 앨런(Allan) 교수 연구진은 45명의 여성에게 남녀가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여주고, 나중에 사진을 보여주며 전에 본 기억이 있는지를 실험했다. 그러자 여성들은 저음의 남성을 가장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앨런 교수는 국제학술지 '기억과 인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남성의 저음이 여성의 기억을 강화시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연구"라고 밝혔다.

상품을 파는 사람으로선 자신을 더 잘 기억해주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 홈쇼핑에서 순식간에 지나가는 설명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잘 기억해준다면 상품 판매가 늘 수밖에 없다.

앨런 교수는 저음이 더 잘 기억되는 것을 "좋은 짝을 찾기 위한 오랜 진화의 결과"로 설명했다. 스치듯 지나가며 본 남성이 자신이 찾던 짝이라면, 나중에 만날 때 잘 기억해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매력 있는 남성의 특징인 저음이 기억력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http://media.daum.net/economic/industry/view.html?cateid=1038&newsid=20110920035122223&p=chosunbiz

No comments:

Post a Comment

Blog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