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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8, 2011

계백은 일본의 감독관이었다

日 고대국 大倭 순회 감찰했던

‘대솔’의 다른 명칭” 주장 나와


MBC 월화드라마 ‘계백’의 타이틀롤인 백제의 마지막 충신 계백의 관직은? 달솔(達率)이다. 달솔은 백제의 16관등 중에서 가장 높은 벼슬인 좌평(佐平) 다음의 두 번째 관등으로, 지방관직 중에는 최고위직이다. 드라마 속 백제 ‘삼충신’ 중 성충과 흥수는 좌평이었고 계백은 달솔이었다.

외교관 출신의 소진철 원광대 객원교수가 최근 이 달솔이란 관직명에 대해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백산학보 최신호에 실린 ‘일본의 고대국가 대왜(大倭)의 뿌리는 한(韓)’이란 논문이다. 논문에서 소 교수는 중국 사서에 등장하는 대솔(大率)이란 관직명에 주목하며 이를 토대로 일본의 고대국가 ‘대왜’를 한반도에서 파견한 관헌이 통치했다고 설명했다.

달솔은 삼국사기(1145년)에 등장하는데 중국 사서인 수서(隋書·636년)나 책부원구(冊府元龜·1012년)에는 대솔(大率)로 표기돼 있다. 그런데 이 대솔은 백제의 관직제도를 정립했다고 전해지는 고이왕(재위 234∼286년) 이전에도 등장한다. 5세기에 집필된 후한서(後漢書) 동이열전에는 삼한(三韓·마한 진한 변한) 중 하나인 마한에 대해 “대솔은 모두(皆) 머리를 동여 상투를 틀고 베로 만든 도포를 입고 풀로 만든 신을 신는다”라고 소개한 구절이 나온다. 소 교수는 일본학계와 국내 학자들이 여기서 대솔을 명사가 아닌 ‘대개’라는 부사로 풀어서 ‘마한 사람은 대개’로 해석해 왔는데 그 다음에 바로 부사인 모두 개(皆)가 등장하기 때문에 이는 부사가 아닌 명사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3세기 진수가 편찬한 삼국지 위지 왜인전에는 히미코(卑彌呼)라는 여왕이 다스리던 30여 소국(小國)의 연합체로서 ‘대왜’를 설명하면서 “여왕국 북쪽에 한 대솔(一大率)이 있어 각국을 감찰하기에 각국은 그를 몹시 두려워한다. 그는 이도국(伊都國)에 상주하며 자사(刺史)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문구가 등장한다. 자사는 한나라 때 지방을 순찰하면서 감찰 업무를 수행한 벼슬명이다.

기존 학계에선 여기 등장하는 일대솔을 ‘한 기관’으로 풀이해 왔다. 소 교수는 대솔 또는 달솔이라는 관직명이 중국과 일본에는 없고 마한과 백제에만 존재했다는 점을 들어 대솔이나 달솔은 삼한을 통솔한 진왕(辰王)이 파견한 관헌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한서 동이열전에도 ‘삼한 지역에서 마한이 제일 큰 나라로 그 종족 중에서 사람을 뽑아 진왕을 세우는데, 그가 삼한 지역을 통솔한다’는 구절이 있다. 중국 뤄양에서 발굴된 부여항(백제 마지막 왕인 의자왕의 태자)의 묘지명에도 부여항이 진나라 사람(辰朝人)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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