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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9, 2011

세상 모든 컴퓨터는 놀고있다?

미디어오늘은 장동인 미래읽기컨설팅의 대표컨설턴트의 기획 칼럼, '뉴 테크놀로지 따라잡기'를 연재합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이론과 실전 전략을 알기 쉽게 풀어낼 계획입니다. 장동인 대표는 SAS코리아 부사장과 한국오라클 금융컨설팅본부장, 언스트앤영 컨설팅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원래 세상에 있는 컴퓨터들은 다 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슨 말인가? 실제로 내가 노트북을 들고 다니기는 하지만 24시간 중에서 실제로 쓰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몇 시간 안 된다. 내가 실제 쓰고 있을 때도 노트북에 있는 CPU는 대부분 놀고 있다. 일반인들은 기업의 전산센터에 가볼 기회가 별로 없겠지만, 실제로 가보면 전산장비들은 대부분 20% 정도만 사용하고 있다.

그럼 나머지는 뭘 하는가? 설날, 추석과 같은 사용량이 최대일 때를 맞추기 위해서 그 많은 장비들을 구비해 놓은 것이지 평상시에는 놀고 있다. 일년에 한 두 번 있는 때를 위해서 그렇게 많이 구입해 놓는다고? 맞다. 그러나, 만일 컴퓨터를 그렇게 마련해놓고 있지 않다가 사용량이 기존 컴퓨터의 한도를 넘으면 어떻게 되는가? 당연히 시스템은 정지하고 거래는 모두 스톱이 된다.

낭비인가? 맞다. 엄청난 낭비이다. 그러나, 큰 기업일수록 금융기관일수록, 이런 전산센터를 두 개 이상 만든다. 왜? 한 전산센터가 오류가 생겨서 작동을 안 하면 다른 전산센터가 가동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그러면 평상시에 나머지 전산센터는 뭘하는가? 놀고 있다. 낭비 아닌가? 맞다. 그러나, 시스템이 정지해서 오는 피해보다는 그런 낭비를 해서라도 대비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전산자원을 통합해서 거대한 전산센터를 만들고 필요할 때만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클라우드라는 말이 구름인데, 거대한 전산센터를 멀리서 보았을 때, 구름을 연상시킨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혹자는 클라우드를 설명하기 위해서 전기세 모델을 설명한다.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 발전소를 짓는 것 보다는 큰 발전소를 만들어서 필요할 때, 사용한다는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맞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가지가 다르다. 전기는 내가 만들어서 쓰나, 발전소가 만들어 쓰나 같다. 그러나 전산은 그렇지 않다. 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전산의 종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 전산 서비스를 컴퓨터를 많이 모아 놓는다고 바로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단독주택과 대형 아파트단지와 비교해보자.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이 수영장, 쇼핑몰, 학원, 운동시설을 만들려고 하면 여간 부자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수천, 수만 세대가 사는 대형 아파트 단지에는 이러한 편의시설이 다 갖추어져 있다. 투자를 해도 전체 세대수로 나누면 별 부담이 안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바로 이런 것이다. 출발은 전기세 모델로 출발해서 대형 전산센터를 만들었는데, 세 들어 사는 사람(기업)이 원하는 것을 해주기 위해서 여러가지 편의시설(다양한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을 제공하지만, 세 들어 사람들(기업)에게 나누면 큰 부담없이 그러한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이다.

그러니,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존 방향은 수십만 기업고객을 전세계적으로 서비스해주는 대형 전산센터를 만들게 하고, 그러한 거대 기업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예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인데, 우리에게 좀 생소한 세일즈포스닷컴이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세계 20여 개의 전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가총액은 약 20조 정도하는 대형회사이다. 이 회사의 연매출은 약 2.4조 정도한다. 회사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페이스북과 함께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제일 잘나가는 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렇다. 10만여 개의 고객사로부터 1년마다 한번씩 연사용료를 꼬박꼬박 받는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것이 묘해서 한번 클라우드로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회사의 고객 이탈율은 2% 정도도 안 된다. 이마저 회사가 망해서 이탈하는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까, 전산센터만 운영해도 매년 2.4조 매출은 그대로 챙길 수 있다. 그러니 신규영업까지 합하면 이 회사의 매출 증가와 성장속도는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위와 같은 초대형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을 서비스해주는 회사가 생기면, 각 나라에 있는 중소규모 전산센터는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10년 후에는 아마도 각 나라별로 한두 개의 클라우드 전산센터만 존재하고 국제적으로 대형 클라우드 회사 몇 개만 살아남을 것이다. 한마디로 클라우드를 둘러싼 국제적인 경쟁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가 무서운 것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는 이미 그것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 자체가 우리에게 양날의 칼처럼 다가 온다는 것이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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