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 교수,6세기 목간서 '도치(돼지)' 표기
2002년 충남 부여군 능산리절터에서 출토된 6세기 백제 사면목간. |
서울시립대 김영욱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0일과 11일 열린 한국목간학회 창립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고대 한국 목간에 보이는 석독표기(釋讀表記)'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2002년 충남 부여군 능산리절터에서 출토된 6세기 백제 사면목간(四面木簡)의 한 면에는 '소리저이기신자여흑야(小吏猪耳其身者如黑也)'라는 구절이 있다. 김 교수가 풀이한 뜻은 '작은 관리(小吏)인 저이(猪耳)는 몸(색깔)이(其身者) 까무잡잡하다(如黑也)'.
김 교수는 여기에서 '저이(猪耳)'라는 한자어를 돼지라는 뜻을 빌린 석독자(釋讀字) '저(猪)'와 주격조사 'ㅣ'의 음을 빌린 음독자(音讀字) '이(耳)'를 더해 만든 고유어,'돝+△ㅣ'라고 본다. '돝이>도티>도치'의 변화를 거쳤을 것으로 보이는 이 표기가 현대국어의 '도치/돼지'에서 거슬러 올라 가는 백제말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의 근거로는 고려 때 간행한 의서(醫書)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과 백제 인명 등에 '猪'와 '耳'의 차자(借字·빌려 쓴 글자) 용법이 발견된다는 점을 든다.
논문은 "'도치(猪耳)'는 1차 자료를 통해 확인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고유어"이고 "뜻이 앞서고 음이 뒤따르는 향가의 표기법이 6세기 백제 목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향가와 향찰식 표기법을 7세기께 신라인들이 창안했다는 통설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끝맺는다. 최혜규기자 iwill@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7/0111/060020070111.1021101338.html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