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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anuary 13, 2014

백제의 말은 신라어와 비슷했다

"백제 향찰표기 신라보다 한세기 앞서"
김영욱 교수,6세기 목간서 '도치(돼지)' 표기 

2002년 충남 부여군 능산리절터에서 출토된 6세기 백제 사면목간.
1천500년 전 백제 목간에서 향찰 표기법으로 쓴 가장 오래된 우리말 '도치(돼지)'가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자의 뜻과 음을 빌려 우리말을 표현한 향가식 향찰 표기법을 백제인이 신라인보다 한 세기나 먼저 썼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립대 김영욱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0일과 11일 열린 한국목간학회 창립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고대 한국 목간에 보이는 석독표기(釋讀表記)'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2002년 충남 부여군 능산리절터에서 출토된 6세기 백제 사면목간(四面木簡)의 한 면에는 '소리저이기신자여흑야(小吏猪耳其身者如黑也)'라는 구절이 있다. 김 교수가 풀이한 뜻은 '작은 관리(小吏)인 저이(猪耳)는 몸(색깔)이(其身者) 까무잡잡하다(如黑也)'. 

김 교수는 여기에서 '저이(猪耳)'라는 한자어를 돼지라는 뜻을 빌린 석독자(釋讀字) '저(猪)'와 주격조사 'ㅣ'의 음을 빌린 음독자(音讀字) '이(耳)'를 더해 만든 고유어,'돝+△ㅣ'라고 본다. '돝이>도티>도치'의 변화를 거쳤을 것으로 보이는 이 표기가 현대국어의 '도치/돼지'에서 거슬러 올라 가는 백제말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의 근거로는 고려 때 간행한 의서(醫書)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과 백제 인명 등에 '猪'와 '耳'의 차자(借字·빌려 쓴 글자) 용법이 발견된다는 점을 든다. 

논문은 "'도치(猪耳)'는 1차 자료를 통해 확인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고유어"이고 "뜻이 앞서고 음이 뒤따르는 향가의 표기법이 6세기 백제 목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향가와 향찰식 표기법을 7세기께 신라인들이 창안했다는 통설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끝맺는다. 최혜규기자 iwill@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7/0111/060020070111.10211013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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