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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anuary 13, 2014

일본 신사의오오아지매는 경상도 사투리가 아니다

미즈노 교수는 [한국인의 일본위사]에서 "일본 고대 가요는 한국어로 읽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고대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부정하는 주장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그의 주장부터 살펴 봅시다.


 미즈노 교수에 따르면 한국 외국어대학교 강사인 홍윤기 씨는 그의 저서나 월간지에 실은 기고문에서 "일본 천황가에 한국어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합니다. 홍윤기 씨는 일본 천황가가 '한신(韓神)'이라는 신을 모시고 있으며 그 신을 모시는 의식에서 읊어지는 노래가 한국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노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本方拍子取利出 音 阿知女 於於於於(아니메 오오오오)

末方拍子取利出 音 於介(오게)

本方 阿知女 於於於於(오오오오)

本方 於介(오게)

本方 取合 於於於於(오오오오)

本末共於云也 

末方 於介(오게)

 

 홍윤기 씨는 이 노래에 나타난 '阿知女', '於於於', '於介'가 한국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阿知女(아지메)'라는 말은 경상도 싸투리인 '아지매(아줌마)'이며 신라의 고귀하고 신성한 여성(여신)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於介'도 한국어의 "오다"의 명령형(오게)으로 보고 있습니다. 홍윤기 씨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노래는 한국의 신인 한신(韓神)이 왜국의 황실의 신 앞에 있으면서 '한(韓)'을 모시고 온다는 뜻이다. '韓'을 모시고 온다는 것은 한국의 여신을 왜국에 모시고, 한국인인 천황이 이 왜국이라는 땅을 통치하는 모습을 보여 드린다고 해석하면 된다......일본의 지배자가 한국인 천황이라는 사실이 황실의 노래에서 단편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그리고 홍윤기 씨는 일본 연구자들은 이 노래의 뜻을 제대로 해석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특히 경상도 싸투리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이 노래의 해석은 어렵다. 왜냐하면 이 노래는 완전한 한국어 발음의 한자 표기 즉 이두와 향찰식 표기로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윤기 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고대 일본 천황은 한국인이다.

(2)한국인인 천황은 한국어로 노래를 읊었다.

(3)일본 한자들은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이 노래를 해석할 수 없다.

(4)노래에 포함된 '阿知女(아지메)', '於介(오게)'는 한국어이다. 이 노래는 고대 일본의 천황이 한국인이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홍윤기 씨는 이러한 주장을 [월간조선][신동아]에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미즈노 교수는 다음과 같이 홍윤기상 씨의 주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노래가 (홍윤기 씨가 주장하듯이) "완전한 한국어 발음의 한자 표기 즉 이두와 향찰식 표기"로 기록되었다면 '於'를 '오다'의 '오'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다'의 '오'는 [o]이며 '어(於)'는 [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령을 나타내는 '-게'라는 종말어미는 17세기에 들어서 한국어에 나타난 것이며 그 원형도 '-거이다'이기 때문에, '-게'라는 종말어미는 신라어와 연관시키기 어렵다. 한국의 재야 사학자의 업적에는 고대 일본 가요를 한국어로 해석한 것이 많으나, 대부분은 한국어사에 관한 지식이 결여돼 있어 엉뚱한 해석에 그치고 있다. 홍윤기 씨의 해석도 이 범주에 속한다. (28-29쪽)

 

 참고로 미즈노 교수는 고대 한국어와 고대 일본어가 계통적으로 전여 무관하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2001년에 미즈노 교수는 문예춘추사에서 출간한 [한일전쟁 발발!?](한국어판은 [한국인을 바보로 만드는 엉터리책]) 에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이미 몇 번이나 말했듯이 고대 일본의 문화에 한반도의 문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고대 일본의 기록 활동에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이 큰 영할을 담당했던 것도 사실일 것이며 만엽집(萬葉集) 가요의 작자 중에도 도래인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또한 일본어와 한국어의 친족 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계통적으로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같은 책, 194쪽)

 

 실은 우리나라의 유사사학자들 중에는 한국어가 일본어의 뿌리라고 주장하는 이가 많지만 학계에서는 두 언어의 친족 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미즈노 교수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의 민간학자들의 '업적'에는 일본의 고대 가요를 한국어로 해석하려고 하지만 대부분은 한국어사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고 지리멸렬한 해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홍윤기 씨의 해석도 그러한 범추에 속한 것이며 학문적인 성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이러한 주장을 펴고 있는 민간학자들은 일본의 천황이 한국이라는 결론을 도출함으로써 민족적 자긍심을 높인다는 먹적 아래 '연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선행 연구 검토나 엄밀한 사료 비판을 생략한 채 자기 주장에 맞는 근거만을 연결한 모순된 '학설'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한 '학설'에서는 당연히 "일본 천황은 한국인"이라는 당초의 목적이 달성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일본의 천황이 한국인의 민족적 자긍심을 높혀주는 기묘한 현상을 보이게 된다.(29쪽)

 

 즉 우리나라의 유사역사학자 중에는 일본어의 뿌리는 모두 한국어(백제어)이며 일본의 고대 가요는 모두 한국어로 읽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러한 과감한(?) 발언이 일반 대중의 호응을 얻기도 하죠.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이러한 주장은 학계의 인정을 못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학회에서 자기 주장을 발표하지도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만약 홍윤기 씨의 주장이 옳다면 신라인들이 '於(어)'를 '오'로 읽고 17세기가 되어서야 나타난 [-게]라는 종말 어미를 썼다는 결론이 됩니다. 일본 고대사를 뒤흔들 새 발견이기 전에 한국 국어사를 뒤흔들 새 발견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대 일본 천황이 한국인이며 고대 일본어의 뿌리가 한국어라는 유사역사학자들의 주장은 언뜻 듣기에는좋을지 몰라도 사실은 우리를 자승자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미즈노 교수의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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