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분이 목장이나 민묘(民墓)로 사용되거나 절개되는 등 훼손이 심각, 보존대책은 물론 장기적인 발굴조사와 연구계획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죽림리 5호분 전경, 봉덕리 1∼4호분 전경, 봉덕리 3호분 유물.
고창군과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두달동안 벌인 고창군의 분구묘 분포와 측량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최근 발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보고된 봉덕리고분군과 죽림리고분군 외에 군유리고분군을 비롯한 12기가 추가로 확인되는 등 모두 21기가 고창지역에 산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분구묘는 피장자를 분구 중간부분에 매장, 전남 영산강유역의 분구묘의 특징과 일치하는데다 지하에 안치하는 백제의 횡혈식석실분과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5세기 전반에서 중반에 걸쳐 마한세력에 의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분구정상과 주변에서 대형 옹관편과 훼손된 분구내에서 석실분의 축조재료인 석재들이 널려있어 옹관과 석실분이 함께 안치된 마한묘제의 특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봉덕리 3호분은 한변이 52.4m이고 높이가 12m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로 고창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마한의 수장층(首長層) 분묘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함께 5개 고분이 모여있는 죽림리고분군의 경우 백제와 마한 두문화의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되고 있다. 이 고분군은 산사면에 위치한 백제고분의 입지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석실을 지하에 안치하는 횡혈식석실분이 아닌 지상보다 높은 봉토(封土)중에 석실분이 노출돼 있어 백제와 마한의 고분특징이 혼합돼 있다.
김종문 마백연구소 연구원은 “전남지역에서만 확인됐던 마한의 분묘문화가 전북에도 있었다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이번 조사는 충청도와 전남의 마한분묘를 잇는 연결고리를 찾았다는 의미는 물론 한반도와 일본분구묘의 역학관계를 조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구원은 또 조사된 분구묘를 모두 시·발굴조사할 수 없는 만큼 규모면에서 가장 큰 봉덕리 3호분을 발굴, 고분성격을 알아내고 서해안 일대 마한문화의 실체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창군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분구묘 훼손을 막기 위한 보존대책과 함께 연구조사계획을 시행키로 했다.
전북일보 2001.5.09.
http://www.koreartnet.com/wOOrII/initial/list0105/010509_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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