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정자손상' 메커니즘 밝혀져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의 생식기능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9일 헬스데이 뉴스에 따르면 흡연 남성은 정자의 DNA가 손상되고 흡연 여성이 출산한 남아는 고환의 생식세포가 감소할 수 있다는 2건의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독일 자르란트대학 의과대학 보조생식연구실장 모하메드 하마데 박사는 보고서에서 "지나친 흡연은 정자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프로타민을 감소시키고 산화스트레스를 통해 정자의 DNA마저 손상시킨다"면서 "이는 생식기능 저하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하마데 박사는 담배를 하루 20개비 이상 피우는 남성 53명과 담배를 안 피우는 남성 63명에게 3∼4일 동안 성관계를 갖지 못하게 한 뒤 채취한 정액 속의 프로타민을 측정했다. 그 결과, 흡연 그룹이 비흡연 그룹에 비해 프로타민 수치가 평균 14% 낮게 나타났다. 이 정도면 프로타민 결핍으로 생식기능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하마데 박사는 지적했다. 또 흡연으로 인한 산화스트레스도 정자DNA 손상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는 덧붙였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클라우스 안데르센 박사(인간생식생리학)는 또 다른 연구논문에서 임신 첫 3개월 사이에 담배를 피운 여성의 태아는 고환의 생식세포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데르센 박사는 임신 37∼68일 사이 낙태된 남자 태아 24명의 고환 조직을 분석한 결과 임신 첫 3개월 사이에 담배를 피운 여성의 태아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성의 태아에 비해 생식세포가 평균 55% 적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고환이 아닌 다른 조직을 형성하는 체세포도 흡연 여성의 태아가 평균 37% 적었다. 흡연여성의 태아는 흡연량이 많을수록 생식세포와 체세포의 수는 더욱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2건의 연구결과는 '인간생식(HR)' 온라인판(9월8일자)에 발표됐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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