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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anuary 1, 2014

로마인이 사용한 그리스를 지칭한 그라이키는 그리스에서 사용되던 말이다


거의 세계적 수준의 거대 패권을 방대한 지역에 구축한 나라 고대의 한(漢)과 로마제국(Roman Empire)의 변경 지역의 이름 붙이기를 앞서 쓴 글에서 다루었다. 이외에도, 상대적으로 문자사용이 없는 미개야만지역에 대해서 문명제국인 그들이 이름을 붙이는 방식은 그 민족이 실제로 자칭하는 이름을 붙이기 보다 독단적으로 별 상관없이 제멋대로 명명하는 바가 있다. 흉노(匈奴)와 같은 경우는 그 전사방식에 있어 모독적인 바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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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그리스의 상징>



로마인이 사용했던 게르마니(Germani)란 말 같은 경우도 알고보면 아주 편의적으로 부른 말이다. 즉 카이사르(Caesar)가 갈리아원정에서 그의 동맹족인 레미족(Remi)에게서 라인 건너편에서 온 종족을 이르는 말을 듣고 기록한 것이다. 즉 게르마니 키스레나니(germani cisrhenani) "라인 건너편 게르만족"이 그것이다. 조금 후대의 타키투스(Tacitus)는 그의 시대 게르만족의 한 파인 퉁그리족(Tungri)이 카이사르가 말한 게르만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 이름이 로마인들에 의해 라인 건너편 사람의 비슷한 민족에 대한 통칭으로 바뀌었다. 자신들이 점령한 라인이서의 게르만지역을 소게르마니아 그 너머의 지역은 대게르마니아로 구분했다.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그리스(Greece)란 말 역시 그리스인의 자칭인 헬레네스(Hellenes Έλληνες)란 말과는 다른 라틴어 그라이키(Graeci)에서 유래하였다. 참고로 오늘날 그리스의 정식국호도 헬리니키 디모크라티아(Ellīnikî Dīmokratía: 그리스 공화국?)이다. 그런데 로마인들이 왜 헬레네스를 그렇게 불렀는지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일단, 그라이키란 말 자체는 그리스에서 그 사용이 보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트로이 전쟁을 그린 호메로스의 시에서는 다나오이(Danaans)나 아카이아(Achaeans)와 아르고스(Argives) 같은 말이 그리스를 대표하는 말로 나오고 헬레네스는 텟살리아 프티에(Phthia)의 상대적으로 작은 부족으로 나올 뿐이다. 헬레네스란 말은 훗날 그리스가 동방의 전제국가를 상대로 싸울 때 전 그리스의 애국심과 단결을 고취하기 위해 사용한 말로 트로이전쟁 직후 대암픽티온인보동맹(Great Amphictyonic League) 성립과 관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야만에 대한 반대의 말이며 훨씬 후대에 유행된 말임이 분명하다. 그 뜻은 물론 두말할 것 없이 "헬렌(Hellen)의 후손들"이란 뜻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기상학(Meteorology)>에서, 헬렌의 아버지 데우칼리온(Deucalion) 시절에 대홍수가 있던 도도나(Dodona) 강과 아켈로우스(Achelous) 강 사이가 셀로이족(Selloi)과 그라이코이(Graikoi)가 살던 지역이라 한다. 그 지역이 바로 에피로스(Epirus)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그라이코이가 훗날 헬레네스로 개명된 것이라고 하였다. 이 개명은 금석문에서도 보인다. 또한 호메로스는 도도나는 펠라스기인들의 신이라 하였으며 셀로이를 도도나의 제우스신의 예언자라고 하였다. 다른 설명으로는 대홍수가 더 오랜 오기게우스(Ogyges) 시절로 거슬러 오르고 이에 따라 보이오티아의 그라이케(Graïke)가 그 근원이 되는 장소라는 설도 생겨난 듯 싶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에피로스에 대해 그곳에 사는 도리아인(Dorian)들을 일리리아인(Illyrian)들이 부르는 명칭에서 그라이코이가 유래했다고도 한다. 
헤시오드(Hesiod)가 전하는 바로도 그라이코스(Graecus)는 제우스(Zeus) 신과 헬렌네스 족의 족장인 헬렌의 여동생 사이에 난 아들이다. 알크만(Alcman)은 헬레네스의 어머니로 크라이코이를 지목한다. 한편, 파로스 년대기(Parian Chronicle)란 비문에는 데우칼리온의 아들 헬렌이 프티아(Phthia)의 왕이 되었을 때 전에 그라이코이라 불리던 자들이 헬레네스(Hellens)가 되었으며 암픽티온이 아테네의 왕이었다고 적혀있다. 

이 점을 보면 그리스 자체로도 "헬레네스"와 "그라이키"는 여러모로 상호 통하는 말인 것이다. 좀더 덧붙이자면 그라이키가 더 오랜 유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리스인들은 언제나 자신들을 헬렌의 후손 헬레네스라고만 칭했을 뿐이다. 

그런데, 왜 하필 로마인들은 무슨 근거로 "헬레네스"를 "그라이키"로 바꾸어 불렀을까?

바다로나 육지로나 밀접한 일리리아인들에게서 유래한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혹은 최초 그리스 식민이 있을 때 남부이탈리아 쿠마이(Cumae)에서 이들이 자신들을 부른 이름으로 로마의 확장에 따라 이 이름이 전체 그리스인에게 확장적용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사실 쿠마이의 경우 에우보이아인의 식민과 관련이 있고 그곳의 키메(Cyme)와 지명이 관련된다고 오히려 생각되는 곳이다. 일설에는, 그럼에도 호메로스의 군선목록에 나오는 보이오티아의 그라이아(Graea) 지방 사람들이 이탈리아의 로마 등을 방문해서 스스로를 그라이아 사람이라고 한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아무튼, 로마인의 그리스란 말 채용은 오랜 논쟁거리였다고 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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