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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16, 2012

아랍 국가에서 고통 받는 기독교 신자

7세기 초 예언자 마호메트가 이슬람교를 창시한 이후 모스크(사원)의 첨탑 미나렛과 기독교의 십자가는 아랍 세계에서 1000년 넘게 공존해왔다. 기독교인들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무슬림(이슬람교 신자)의 틈바구니에서도 신앙을 유지하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민주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독재자들이 잇따라 축출되고 있는 21세기의 아랍에서 기독교인들이 공존할 공간은 오히려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2003년 미국이 침공하기 전 이라크의 기독교인은 140만 명에 달했다.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이 무너진 지 10년 가까이 되는 지금은 오히려 그 수가 50만 명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급감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최근 전했다. 절대권력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잠재해 있던 종파.정파.인종 간 갈등과 분쟁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간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무슬림의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잇따랐다. 2010년 10월 바그다드의 한 교회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약 60명의 기독교 신자와 2명의 성직자가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엑소더스(탈출)가 가속화됐다.

비교적 기독교인들에 관대한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피난 행렬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이곳도 더 이상 안전한 피난처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간신히 종교의 자유는 찾았지만 생활 여건이 열악한 데다 일자리도 별로 없어 버텨내기가 어려워졌다. 미군이 이라크에서 대거 철수하면서 '마지막 보호자'마저 없어졌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쿠르드 수도 에르빌의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주류점에 대한 방화 공격과 약탈이 벌어진 이후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1년 전 바그다드에서 시아파 이웃과 충돌한 이후 쿠르드 지역 테나로 피신 온 왈리드 샤문(42)은 "이건 생활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고 IHT는 전했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주로 다시 이민을 갈 생각이다.

이웃 터키나 요르단.유럽으로 피신하는 교인도 많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연례 보고서는 "이 같은 도피의 결과는 이라크에서 기독교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은 '제2의 이라크'가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를 30년 동안 통치한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에 이어 2000년 권좌에 오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소수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트(11%) 출신이다. 알아사드 가문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수니파(74%)를 누르기 위해 강압 통치를 하면서 기독교도 등 소수파를 외관상 보호해왔다. 바샤르가 후세인처럼 무너지면 시리아에서도 치안 공백을 틈타 정권에 협력한 기독교인에 대한 보복 공격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콥트교로 대표되는 이집트의 기독교 인구도 10%에 달한다. 지난해 2월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축출된 이후 이라크에서와 마찬가지로 교회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카이로에서 시위를 벌이던 콥트교도 중 20여 명이 진압 군대의 발포로 숨졌다. 당시 이슬람교도들이 진압하는 군 쪽에 가세해 시위대와 투석전을 벌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재스민 혁명 뒤 이집트를 빠져나간 콥트교도가 무려 1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총선에서 이슬람주의자인 무슬림 형제단이 승리를 거두면서 이집트의 이슬람화는 가속될 것으로 보여 기독교인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37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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