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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rch 17, 2012

일본 독거노인 죽음 사회문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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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도의 가구당 평균 인구가 2명을 밑도는 1.99명으로 집계됐다고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급증했다는 뜻이다. 일본은 최소 2명 이상으로 구성되는 가족의 개념이 사실상 해체됐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는 "충격이다. 가족의 개념이 무너져버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16 일 언론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 도쿄도 인구는 1,268만6,067명, 가구수는 636만8,485가구로 집계돼 1957년 인구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가구당 평균 인구는 1957년 4.09명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처음으로 1명대로 진입했다. 일본 전역에서 1명대를 기록한 지역은 47개 지자체(도도부현) 중 도쿄도가 유일하다.

총무성이 최근 발표한 가구당 평균 인구는 홋카이도 2.06명, 가고시마현 2.17명으로, 이들 지역도 머지않아 1명대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후쿠이현 2.94명, 야마가타현 2.93명, 도야마현 2.79명 등 농촌지역은 높은 편이다.

도쿄도에 1인 가구가 급증한 이유지방에서 올라온 젊은층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독거 노인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부 중 한쪽 배우자가 먼저 사망하면서 독신이 된 고령자들의 고독사(孤獨死)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내 집에서 마음 편히 죽고싶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인간은 어떻게 바뀔까? 허무주의에 빠졌던 사람이 다시 찾은 삶에 감격하며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낼 수도, 반대로 착실했던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충동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을 휩쓸고 지나간 지 1년. 일본 언론은 도심 쇼핑몰들이 연일 호황을 이룬다며 쾌락주의로 흐르고 있는 일본인들의 가치관을 지적했다. 다른 쪽에서는 급격하게 증가한 결혼율을 근거로 개인주의적인 일본인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느 쪽으로 변했든 그들의 머리 속에 공통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죽음이다. 쓰나미로 만신창이가 됐던 동네는 어느 정도 복구됐지만 죽음은 여전히 일본인들의 머리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북동부 미야기현(宮城縣)에 위치한 인구 2만명의 작은 어촌마을 시치가하마(七ヶ浜)는 지난해 쓰나미로 1,000여채의 가옥이 파손됐다. 요시오 와타나베 시장은 오갈 데 없는 주민들을 위해 300채 가량의 임대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이재민 대부분이 가난한 노년층이라 새 집보다는 저렴한 임대 아파트를 선호할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민들을 만난 뒤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집을 잃은 노인들 상당수가 임대 주택보다 자가 주택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은 뒤 자신의 관이 빌린 집에서 나오는 것이 싫다고 합니다."

이곳의 노인 대부분은 부모가 물려준 집에서 몇 세대에 걸쳐 살아 왔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뜨면 장례식을 하기 직전 가족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관을 망자의 집으로 한 번 더 돌려 보내는 게 이 마을 전통이다. 이때 자신의 집이 아닌 남의 집에서 관이 나오는 것을 노인들이 꺼린다는 것이다. 결국 시는 건설해야 할 아파트를 200채 이하로 조정했다.

"죽어도 내 집에서 죽고 싶다"

1년 전 일본을 뒤흔든 3ㆍ11 대지진은 일본인들의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해를 경험한 일본인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곳에 새 집을 짓는 일"이라며 "젊은층에게는 새롭게 삶을 시작하려는 의욕의 표현인 반면 노인들에게는 죽음을 제대로 준비하려는 노력"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다이치 경기장에 마련한 임시주거지에서 살고 있는 85세의 미망인 이토 코토도 '내 집 마련' 계획에 골몰해 있다. 쓰나미로 집을 잃은 후 처음 임시주거지에 왔을 때 그는 국가가 임대료를 내주는 이곳에서 가능한 오래 살면서 돈을 모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몇 차례 장례식을 목격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임시주거지에서는 관을 다시 집으로 들이는 의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토는 "관을 들여놓기에는 방들이 너무 작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시치가하마 근처 장례식장 직원은 피해를 입은 집들이 너무 많아 모든 장례식장들이 '관 돌려 보내기' 의식을 생략하기로 했다고 해명했지만, 이토의 불안함은 여전했다. 임시주거지에서 만난 중학교 동창이 세상을 떴을 때 그의 관과 작별인사를 하지 못하자 이토는 더 나이 들기 전에 '내 집'을 짓기로 마음 먹었다. "비좁은 임시 주택에서 늙어가는 것이 두렵다. 죽음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내 집에 대한 갈망이 너무 크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http://news.hankooki.com/lpage/world/201203/h201203161707572251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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