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동·서해안 15개 해군기지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 ⓒ중국 <현대함선> 3월A호 |
북한이 동해와 서해에 걸쳐 모두 15개의 해군 기지·기지군을 갖추고 있으며, 그 규모나 보유 군함 및 시설면에서 결코 세계 강대국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중국에서 발행되는 격주간지 <현대함선>이라는 잡지 3월A호에서 상세하게 다뤄진 내용으로 잡지는 두 차례에 걸쳐 북한 해군기지에 대한 기사를 특집으로 실었다.
잡지는 북한 동해 9개, 서해 6개로 건설된 해군기지의 규모나 시설물, 또 보유하고 있는 구축함의 수량 등을 지도, 항공촬영사진과 함께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동해에는 아래에서 위로 장전 해군기지, 원산-문천 해군기지군, 해군 사령부가 있는 낙원 해군기지 외 마양도·차호·김책·부암리·청진·나진 해군기지가 있다. 서해에는 해주·사곶·비파곶·초도·남포·다사리 해군기지가 위치한다.
지도에서 보듯이 북한의 서해안은 무척 좁은 편인데도 해군기지가 6개나 건설돼 있다. 2010년 11월 북한의 포격이 있었던 연평도 맞은편에만 ‘해주’ ‘사곶’에 2개 기지가 있다.
잡지는 “북한의 해군이 규모는 작지만 실전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러시아·일본·중국·한국·북한의 해군을 동북아 7대 해군으로 꼽으면서 “이 중 인력 자원이나 국가 규모로 볼 때 상대적으로 북한 해군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잡지는 “놀랄만한 국가의 자원을 소비하면서까지 해군기지를 갖춘 것은 불안한 외부환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선군정치가 작은 나라 북한에서 거대한 해군기지를 만들었다”는 분석도 내놨다.
<현대함선>은 제호에서 보듯이 군사 전문지로 분류되지만 베이징 등 도심 가판대에서 흔히 사볼 수 있는 대중지라고 한다.
이 잡지를 <데일리안>에 공개한 강효백 경희대학교 국제법무대학원 부원장은 “이번호 커버스토리가 ‘중국과 미국의 개전이 어디에서 가능한가’이고, 그 내용으로 중국에 어떤 함대와 경보기가 필요한가를 다루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이런 잡지를 즐겨 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했다.
강 교수는 “북한의 해군기지는 대규모 항만에다 함선의 건조시설은 물론 수리구역과 물자보급구역까지 갖춰져 있다. 한마디로 ‘항만의 요새화’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잡지에 따르면, 북한 동·서해 해군기지에는 구축함, 순양함 등 총 708척의 군함이 있으며(2011년 1월 기준), 70척의 잠수함이 있다. 잠수함 중 20척은 소련이 제조한 R급으로 배수량이 1800톤급이다. 40척은 ‘산고(山高)급’으로 배수량 300톤 짜리이며, 10척은 침투형인 ‘옥고(玉高)급’으로 배수량 130톤이다.
◇ 북한 낙원 해군기지 내 순양함 기지를 항공촬영한 사진. ⓒ중국 <현대함선> 3월A호 |
해군기지 가운데 총 사령부가 있는 낙원 해군기지가 가장 크고 원산·문천 기지군, 송원 해군기지 순이다. 나머지는 중형급이다.
낙원기지는 ‘조선 동부함대사령부’라고 소개돼 있다. 대형 함선인 구축함과 순양함 지대이다. 낙원기지는 흥남항에서 동북으로 8㎞ 위치한 곳으로 3개의 분기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순양함 기지는 동과 서 분기지로 나눠지고, 이 중 동부가 주요기지이다. 동부 기지는 인공개량된 항만으로 반구형 모양으로 조성돼 있다.
낙원기지를 설명하는 대목에 “1998년 6월 한국에 침투했던 잠수정이 낙원기지 내 제3지대에서 보유했던 ‘옥고(玉高)급’ 잠수정이라고 한국정부가 지적한 바 있다”라는 기사 내용도 있다.
잡지가 조선 최대 해군기지로 소개한 원산-문천 해군기지군은 기지 유형도 복잡하다. 중형·경형 수면함정기지, 상륙형 기지, 군함지하 은폐기지까지. 중형·경형 수면함정 수리기지, 잠수함훈련기지, 종합훈련기지 등이 갖춰져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큰 도시인 원산 역시 인공 개량된 천연항구로 동해에서 주력 작전부대이다. 기지 내 어뢰정, 고속유도탄, 어뢰정격파함대를 갖추고 있다.
원산의 영흥만 내에는 수심이 매우 깊은 심수정박장이 있어 대형 함대가 대량 정박할 수 있는 곳이다. 육지에는 유류 비축고가 있으며, 기지 안에 원산시 도로와 통하는 국도가 있고, 표준형 군용철도도 있다.
지금 선거철과 때를 맞추어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해군력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 교수는 “함선 제조기술과 기지 내 수리창까지 갖춘 북한은 해군에도 강하다. 휴전선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가 의외로 등 뒤에서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금수강산에서 기아 상황을 만들어내는 북한은 군사력만큼은 미국의 라이벌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것이 증명됐다”면서 “그만큼 북한이 전투력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세계 18위 수준의 우리 해군력을 증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중국의 이어도에 대한 야욕에 대해 경고를 해왔던 강 교수는 지난 인터뷰에 서 “중국이 이어도에 대한 기점을 해군기지가 있는 서산다오로 옮기면서부터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며 “우리 국민에게 해양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고, 정부도 이어도 문제에서만큼은 양보 없는 외교력으로 초지일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에 강 교수는 “김정일이 생전에 4·5·6차 방중 당시 결국 베이징에 가지 못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이미 북한 지도자를 지방자치 수장 정도로 대접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전략은 친중·친미·친일 정책을 구사하며 중국의 힘을 충분히 이용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무조건 추종하는 종미·종중이 나쁘지 친미·친중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는 강 교수는 “실용주의 국가인 중국과 상대하기 위해선 양보없는 경쟁을 펼치면서도 친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교수는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환구시보’는 주로 외국 뉴스만 다루고 있고, 특히 한국과 일본 뉴스의 비중이 높다”며 “우리도 미국, 일본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이제 중국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280476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