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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11, 2010

[Goal.com] 네덜 v 스페인, 토탈풋볼의 진정한 주인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번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은 요안 크루이프의 영향을 크게 받은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맞대결로 결정되었다. 과연 '토탈풋볼'의 진정한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비록 '세기의 천재' 요안 크루이프는 역사상 유럽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고 있지만, 1974년 월드컵 당시 주최국 서독에 발목이 잡혀 월드컵 우승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36년이 지난 현재, 크루이프의 후계자들이 월드컵 우승을 놓고 격돌할 예정이다. 어느 팀이 이기게 되건 크루이프의 한을 풀게 되는 셈.

실제 크루이프는 1974년 필드 위의 지휘관으로 네덜란드의 토탈 풋볼을 진두지휘하며 세계 축구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바 있다. 그러하기에 그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각 언론사들마다 유럽 역대 최고의 선수로 크루이프를 꼽는 것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그는1964년부터 1973년까지, 그리고 1981년부터 1983년까지 무려 11년간 아약스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1985년부터 1988년까진 아약스 감독직도 수행했다. 여전히 그는 아약스 기술 위원직을 수행하고 있고, 네덜란드 감독 임명에 있어 가장 많은 입김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네덜란드 선수들은 아약스 유스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에이스 베슬리 스네이더를 위시해 수문장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 욘 헤이팅가, 요리스 마타이센, 니겔 데 용, 그레고리 반 더 빌, 라파엘 반 더 바르트, 엘리에로 엘리야, 그리고 라이언 바벨이 아약스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다. 22명의 대표팀 선수들 중 무려 9명이 아약스 출신인 셈.







한편 크루이프는 1973년부터 1978년까지 5년간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에서 선수로 활약한 데 이어 1988년부터 1996년까지 무려 12년간 감독직을 수행하며 바르샤 축구에 지대한 공로를 세웠다. 실제 바르샤의 축구 철학은 크루이프니즘으로 대변되고 있고, 바르샤 유스 선수들은 크루이프니즘을 통해 성장해 가고 있다.

그는 여전히 바르샤의 명예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고, 카탈루냐 대표팀 감독직도 동시에 맡고 있다. 전임 회장이었던 호안 라포르타마저 크루이프가 바르샤의 축구 철학과 팀 운영에 있어 가장 많은 영향력을 남긴 사람이라고 밝혔을 정도.

현재 스페인 대표팀의 주축들은 바르샤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지난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선 무려 7명의 바르샤 선수들이 선발 출전하며 '미니 바르샤'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을 정도.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을 거쳐 스페인 대표팀에 입성한 선수로는 사비 에르난데스와 카를레스 푸욜을 위시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헤라르드 피케, 세스크 파브레가스, 세르히 부스케츠, 페드로, 그리고 빅토르 발데스가 있다.





다만 차이는 있다. 현재의 네덜란드는 토탈풋볼이라는 토양 아래 실리 축구를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반면 스페인은 크루이프식 축구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경기에 나선다.

실제 크루이프는 토탈 풋볼에 대해 "기술보다는 머리를 쓰는 축구다. 대충 보면 선수들이 생각없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제는 톱니바퀴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기에 훨씬 더 강한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선수 전원이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즉, 체력전이나 기술보다 축구 두뇌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크루이프 주장의 골자인 셈. 이는 그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그는 자신의 선수 시절을 예로 들면서 "난 깡마른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단 한 번도 신체적으로 강했던 적이 없다. 또한 나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하기에 난 육체적인 능력이나 기술을 살리기보다는 전술을 이해하는 걸 가장 큰 무기로 삼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현대 축구는 체력전이라는 소리가 많다. 이와 함게 압박 축구가 중요시 되고 있기도 하다. 상대보다 체력적인 우세를 살려서 볼 점유율을 늘리는 게 현대 축구의 트렌드이다. 하지만 크루이프는 이에 대해 "상대보다 더 많이 그라운드를 뛰기보다는 상대방을 더 많이 뛰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영리한 선수들로만 베스트 일레븐이 구성되면 이는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스페인은 크루이프니즘의 정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스페인은 16강전과 8강전, 그리고 준결승전에서 모두 상대팀보다 적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의도적으로 라인을 내렸던 독일은 스페인보다 2km 더 뛰었고, 8강전 상대였던 파라과이는 4km, 그리고 16강 상대였던 포르투갈은 무려 5km를 더 뛰어다녔으나 1골차 패배를 당했다.

유일하게 스페인에게 승리를 기록한 스위스의 경우 무려 119km의 활동량을 기록하며 104km의 스페인보다 무려 15km를 더 뛰는 괴력을 과시했다(하지만 이 경기에서 너무 많은 체력을 소진해서였을까? 스위스는 칠레전엔 103km에, 그리고 온두라스전엔 104km에 그치며 1승 1무 1패와 함께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통 계적으로 한 경기에서 한팀이 기록하는 활동량은 110km만 나와도 상당히 많은 축에 속한다. 즉, 119km는 가히 경이적인 활동량이라고 볼 수 있는 셈. 말 그대로 스위스는 스페인전에 모든 걸 불태우고 장렬히 전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렇듯 크루이프의 이상을 제대로 실현하는 국가는 조국 네덜란드가 아닌 스페인인 셈. 그러하기에 크루이프는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결승전에 대해 "나는 네덜란드인이기에 심정적으로는 네덜란드의 우승을 바란다. 그러나 나의 축구 철학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내가 더 좋아하는 스타일의 축구는 스페인 대표팀이다"며 스페인 우승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반면 네덜란드의 돌격대장 아르옌 로벤은 "아름답게 지는 것보다 설령 경기력이 나쁘더라도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할 수 있지만 지금은 탄탄한 조직력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물론 좋은 축구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가 더 중요하다"며 크루이프와는 상반된 축구 철학을 내세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네덜란드 축구의 베이스가 토탈풋볼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네덜란드 축구 협회에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 감독을 추천한 것도 크루이프였고, 반 마르바이크 감독 역시 최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크루이프는 세계 축구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연 크루이프의 영향력을 받은 두 팀 중 어느 팀이 최종 승자로 올라서게 될 것인가? 그 결과는 12일 새벽 3시 30분,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GOAL.com 인기뉴스]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216&article_id=0000038187&m_url=%2Fread.nhn%3Fgno%3Dnews216%2C0000038187%26uniqueId%3D3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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