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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19, 2010

도핑의 진화는 어디까지?

스 포츠에서 약물의 유혹은 항상 존재해 왔으며 삐뚤어진 현대과학은 약물의 유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로마시대의 검투사들이 복용한 약초로 만든 흥분제는 장거리 주자들이 복용한 브랜디와 마약 성분의 스트리키닌을 섞어 만든 칵테일로 바뀌었다. 이제 머지않아 줄기세포를 이식하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주사 맞게 될지도 모른다.
1986년 유럽 여자 투포환 챔피언에 올랐던 동독의 하이디 크리거는 16세 때부터 코치가 제공한 피임약과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서 서서히 남자로 변해갔다. 엄청난 신체적, 정신적 변화와 고통을 경험한 끝에 급기야 1997년 성전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도핑의 고질적인 병폐에도 스포츠계의 만연된 승리 최고의식과 과학만능주의에 의해 도핑의 끊임없는 악성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가장 널리 이용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은 이미 케케묵은 이야기다. 첨단 과학은 유전자와 줄기세포 조작에서부터 인위적으로 뇌 상태를 흥분시키는 약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도핑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으며 눈부신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검사 자체가 불가능한 첨단 도핑기법들이 계속 출현하고 있다.


중 장거리선수는 자신의 혈액에서 헤모글로빈만 따로 추출, 심폐지구력 향상이 요구될 때 주입하는 혈액도핑(blood doping)을 이용한다. 섭취한 금지약물을 중화시켜 검사를 피하기 위한 약물을 섭취하기도 한다. 전립선암치료제인 바이칼루타마이드(bicalutamide)는 남성호르몬 감소를 통한 암세포 억제효과를 가지는데, 투척선수들은 남성호르몬을 충분히 복용한 후 이 치료제를 이용해 도핑검사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신경자극의 전달기능과 심리적 상태가 경기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속도, 주의력 및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신경화학물질의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심리적 효과를 가진 호르몬은 원래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신경화학물질에 의해 활성화되는데 그 영향이 인공 신경화학물질에 의한 것인지 정확한 구분이 어렵다.

유 전자 치료기술이나 복제기법을 응용한 유전자 도핑(gene doping)은 운동능력 향상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이식 주입해 원래의 유전자와 교체하는 방식이다. 근육생성 혹은 성장을 활성화시키는 단백질 활성화 유전자인 마이오스테틴(myostatin)의 돌연변이를 유도,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방법도 이용된다. 새롭게 주입된 유전자는 신속하게 강인한 신체조직을 만들어내며 세포 내에서 스스로를 복제, 정상 유전자로 완벽하게 변신하기 때문에 원래 유전자와 새 유전자의 식별이 불가능해진다.

줄 기세포를 이용한 배양기법도 선수들의 새로운 신체기관을 재생하거나 특수기능을 가진 조직을 만들어내는 데 이용되고 있다. 근육과 뼈를 더욱 강하게 만들거나 새로운 장기조직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줄기세포 도핑은 육상선수가 혹독한 훈련으로 망가진 신체를 원상회복하거나 강화시킬 수 있다. 줄기세포는 본인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역시 검사가 어렵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http://www.daegu2011.org/do/front/list/athleticContent?article_id=184&board_id=ACB_001&category_id=1&page_no=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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