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권력이다
이케아 뿐만 아니다. 무엇이든 ‘그것은 권력이다’ 하면 대충 맞다. 구조론에서 주로 논하는 것은 의사결정구조이며, 의사결정구조는 의사결정권의 문제, 곧 권력의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최근에 여러번 말한 ‘소통의 장벽’ 문제도 마찬가지로 권력의 문제다. 이런 저런 말은 표면의 구실에 불과한 거고, 언제나 그렇듯이 그 사람들의 진짜 하고싶은 말은 따로 있는 법이다.
어떤 사람이 ‘배가 아프다.’고 한다. ‘배가 아프구나. 약 먹어.’ 하면 착오다. 그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며, 그 자리가 불편한 것이다. 그 사람들은 실상 자기가 권력을 잡고 싶은 것이다.
그들은 자기가 설계한 자신의 안방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설계할 능력이 없다. 그러므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게 원래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어린이에 있다.
어린이는 순수하기 때문이다. 순수한 어린이는 권력의 문제를 쉽게 피해가기 때문이다. 구조론연구소 역시 마찬가지다. 마음을 비우고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이곳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이케아 충격 http://skinmiso.tistory.com/41
링크한 이 기사가 진지하게 이케아를 잘 분석하고 있지만, 해법을 잘못 말하고 있다. 가구연합전선의 구축? 미친 짓이다. 성수동 구두골목이 구두연합전선을 구축해서 마침내 해법을 찾았다고?
장난하냐? 초딩이냐? 구두연합? 가구연합? 새정치연합? 연합해서 잘 되는 꼴을 못 봤다. 무조건 한 명의 스타를 키워야 한다. 한 명의 서태지가 필요하다. 그래야 의사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구조론의 정답은 ‘합리적인 의사결정구조의 세팅’이다. 연합은 절차를 번거롭게 만들어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모든 연합은 해롭다. 삼국지만 해도 18로 제후연합이 동탁 하나를 토벌하지 못한다.
기자는 이마트가 월마트를 이긴 사례를 응용하자고 주장한다. 이케아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한 착오다. 원래 월마트는 한국에서 안 되는 구조다. 의사결정구조가 다르다.
월마트는 자동차 문화고 한국은 전철역 문화다. 미국은 큰 집에다 한달치 생필품을 사와서 쟁여놓는다. 한국의 가정에는 그러한 넓은 공간이 없다. 미국인들이 타는 큰 자동차가 한국에는 없다.
이케아는 권력이다. 이러한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에서 가구는 혼수가구나 프리미엄가구다. 거기서 권력의 작동을 발견해야 한다. 화려한 장식을 가진 이태리 가구는 봉건마초권력이다.
막장드라마의 이 소파와 쿠션과 실내장식을 보라. 이는 봉건사회의 가부장적 권력을 상징한다. 여기에는 집을 방문한 손님을 원큐에 주눅들게 만들겠다는 오만한 폭군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우아하고 세련된 한국의 혼수가구들은 가정에서 여성의 권력을 상징한다. 집은 여자의 공간이다. 남자는 집을 여자에게 내주고 바깥에서 겉돌면서 딴짓을 하는 거다. 교묘한 역할분담 속임수다.
가구는 봉건 가부장의 권력≫가정에서 여자의 권력≫어린이의 권력으로 진화한다. 원래 권력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 권력은 하나를 바꾸면 전체를 다 바꾸어야 하는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에는 드물게 권력의 전복이 발견된다. 그 주인공은 언제나 그렇듯이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또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자다. 어린이와 외부인은 구조 바깥에서 침입하므로 저항할 수 없다.
육군은 진지에 숨어 저항하는 방법으로 물리칠 수 있는데 공중폭격은 감당할 수 없다. 어린이와 청소년과 외국인은 닫힌계 바깥에서 새로 시장에 뛰어든다. 이는 전쟁에서의 공중폭격과 같다.
어른이라면 반드시 대칭행동이 나타난다. 어린이는 그러한 불순한 권력적 동기가 없으므로 임금님이 벌거숭이라고 솔직하게 말해버린다. 서태지 현상이 대표적이다. 한 방에 팝송을 처단했다.
서태지 노래실력은 별로고, 곡은 표절이고, 춤은 이주노가 더 잘 추고 등등 구실을 대며 깎아내리는 사람 많았다. 그들은 서태지 현상의 본질을 이해못했다. 서태지는 노래가 아니라 권력이다.
뽀로로는 권력이다. 그래서 뽀통령이다. 어린이는 순수하므로 정권교체가 일어난다. 타요버스가 단번에 뽀통령을 제압한다. 그러나 어른은 다르다. 누가 바른 말을 해도 반드시 대칭행동을 한다.
‘흥 내 생각은 달라. 다양성이 필요해. 서태지가 가요를 획일화 시켰어. 서태지가 왕이냐? 독재자냐?’ 이런 주장이 많은 지지를 모은다. 의사결정에 실패한다. 옳아도 절대 그 쪽으로는 안 간다.
이케아를 이기는 방법은? 서태지에게서 배워야 한다. 역사는 가부장의 권력≫여성의 권력≫어린이와 약자의 권력으로 진보하게 되어 있다. 어린이와 약자를 존중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
한국의 문제는 모두가 속마음으로 그것을 원하지만, 이것이 권력의 문제이므로 남들이 안 하면 절대 하지 않는게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라면 어떨까? 남이야 어쩌든 좋으면 한다.
한국인들은 이케아 가구를 좋아하지만 남들이 이케아를 안 사면 자기도 안 산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소통의 장벽이 있다. 한국에서 이케아보다 더 좋은 가구를 만들어도 절대 안 팔린다.
◎ 권력의 법칙 - 남이 하면 나도 한다. 남이 안하면 좋아도 안 한다.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것만 선택한다. 그 결과는 언제나 그렇듯이 최악이다.
이 법칙을 깨는 사람이 있다. 그는 권력자다. 최초로 '남이 하면'을 만들어주는 것은 봉건시대에 주로 왕이었다. 중국에 청자가 유행한 이유는 송나라 휘종이 어느날 변덕을 부렸기 때문이다.
원래 중국의 북방지역은 백자가 유행하고 남방은 청자가 인기였는데 휘종이 남조문화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갑자기 ‘궁중의 모든 자기는 청자로 통일하라’고 명령하자 청자세상이 열렸다.
그때부터 모든 도자기의 기준은 청자가 되었고 고려청자도 그 여파가 미친 것이다. 그런데 백색을 좋아하는 몽골이 원나라를 건국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원나라 황제가 또 변덕을 부렸던 거다.
황제가 ‘오늘부터 궁중의 모든 식기는 백자로 통일하라.’고 명령하자 갑자기 조선인이 덩달아 백의민족이 되었다. 백의민족 좋아하시네 그런게 어딨어? 따지고 들면 다 몽고풍에 불과한 거다.
원래 몽골인들은 흰 양을 키우고 흰 양젖을 먹어서 그런지 흰색을 좋아한다고 한다. 게르도 흰 가죽으로 짓는다. 한국인이 진짜 백의민족이라면 몽골계 유목민 후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유럽의 역사에도 이런건 매우 많다. 왕이 어느날 '이게 좋아' 하면 갑자기 그것이 기준이 된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무슨 색깔 보석을 썼대.’ 다음날 프랑스의 모든 여인이 그걸로 통일.
문제는 애들이다. 애들은 왕이기 때문에 애들이 '이게 좋아' 하면 사회가 그 방향으로 간다. 서태지의 성공이 그 예다. 왕인 여성과 어린이와 소수자를 존중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이게 좋아'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나라에서는 누가 ‘이게 좋아’하면 반드시 발목잡는 세력이 나타나서 대칭행동을 하므로 중국은 한국에서 '이게 좋아'를 수입해야만 한다.
한국은 중국에 표준을 팔아 먹고 산다는게 필자가 15년 전부터의 주장이다. 중국 안에서는 상하이가 좋아하면 빼이징이 싫어하고, 빼이징이 좋아하면 광저우와 충칭이 싫어해서 통일 안 된다.
'요새 한국사람들 이거 좋아한다는데?' 이건 먹힌다. 이런 경향은 유럽도 마찬가지라서 18세기 프랑스 사교계에서는 '요즘 이태리 귀족들은 이걸로 놀더라구요.' 하면 바로 시장에서 먹힌다.
반대로 이태리에서는 '프랑스 왕실에서는 이거 하던데.' 하면 먹힌다. 그래서 그 이웃나라가 많은 유럽은 흥하고, 중화사상에 빠져 이웃나라를 괄시했던 중국은 망한 것이다. 표준을 못만드니.
음악의 경우 사심없이 순수한 애들이 서태지를 받아들이는 바람에 권력이 넘어갔지만 가구는 애들이 선택하는게 아니다. 그러므로 이케아는 부모가 매장에 애들을 데리고 오도록 꼬시는 거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이케아에 대항하려면, 가구는 권력이라는 본질을 받아들여야 하고, 마초가부장의 권력 - 우아한 여성의 취향에서 정신없는 애들 취향으로 사회분위기를 바꾸어가야 한다.
여럿이 연합해서 성수동 구두골목 만들지 말고 한 명의 김연아를 띄워야 한다. 앞서가는 가구스타를 만들고 조명해야 한다. 그 스타는 무개념 젊은이여야 한다. 어린이가 미래를 결정한다.
한국인이 이러한 정신없는 어린이 취향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가구는 놀이요 가구는 오락이요 가구는 어린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튼튼하고 품질좋은 가구? 그딴거 필요없다.
이케아는 튼튼하지도 않고 품질도 별로다. 단 정신없다. 가구는 실용적이지 않아야 하며, 가구 자체의 품질보다 공간의 분위기에 집중해야 한다. 가구 자체를 보면 입자고, 분위기가 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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