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대전시 유성구 일대에 산재해 있던 주요 문화재들이 대전시의 개발 논리에 밀려 대부분 사라졌거나 훼손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월 23일자 1·3·21면, 24·25·28일자 3면, 31일자 1면, 11월 1일자 3면, 4일자 1·3·20·21면, 6일자 1·3면 보도>
6일 지역 고고학계에 따르면 유성 일대에 신도시가 형성되고, 충남대학교가 본격적으로 조성된 1970~1990년대까지 각종 개발사업 과정에서 문화재 정밀 조사·발굴 등의 기본적인 절차가 생략된 결과, 현재 궁동과 장대동, 용계동, 노은동, 구성동, 상대동 등 극히 제한적인 지역의 문화재들만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대전시가 발간한 대전시사자료집을 포함, 학계에서 발표된 각종 학술논문 등에는 충남대와 유성천을 중심으로 유성 일대에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조까지 비교적 큰 규모의 도시가 형성됐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문화재들이 대거 출토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까지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이 일대는 하천 양안에 전개된 충적지와 배후의 구릉 등 일찍부터 선사문화가 입지하기에 최적의 장소였고, 백제 이전인 원삼국 시대에는 중부권 최대 마을유적이 발견되면서 마한 54개국 중 하나의 국(國)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도안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발굴된 상대동 유적을 보면 유성(儒城), 관(官) 등의 명문기와가 출토되는 등 고려시대 관아건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구석기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대규모 도시가 이 일대에서 형성됐고, 그 중심이 바로 '궁동 유적'이라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충남대 대덕캠퍼스(현 충남대)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궁동 일대의 문화재들이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그대로 사라졌다. 또 1990년대 초반에는 대전EXPO 개최를 앞두고, 충남대 정문 앞에 왕복 10차선의 한밭대로가 관통되면서 현재 '궁동 유적'과 장대유적 일부만 남게 됐다는 것이 학계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은 충남대 박물관이 조사·발표한 '유성 장대지구 문화유적 지표조사 보고서'에도 담겨 있다. 이 보고서에는 유성구 장대동 일대는 호남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원 환경이 대거 파괴됐고, 일부 발굴된 유물을 통해 청동기~백제시대까지 '궁동 유적'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 충남대 조성과 각종 도로 건설 사업 등의 과정에서 이 일대 문화재들이 대거 훼손됐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면서 "특히 일본의 역사 왜곡과 문화재 반환 운동이 일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궁동 유적'과 같이 가치가 높은 유적지가 예산상의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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