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에 푹 쉬면 칙칙하고 거칠었던 피부가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러나 막상 연휴를 보내고 거울 앞에서면 기대와는 달리 한층 더 어두워진 안색에 실망하게 된다.
특히 눈 밑에 '줄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검고 길게 드리워진 다크써클은 연휴 기간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그대로 드러내는 듯하다.
다크써클은 병명이 아니라 일정 형태의 증상을 뜻하는 진단적 용어다. 다크써클은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은 다양하다. 짙은 갈색의 색소가 침착해서 생기기도 하고 눈 밑 피부가 얇거나 안쪽으로 꺼져 검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다크써클은 누구에게나 조금씩 있는 증상이다 보니 이런저런 속설이 돌뿐 정확한 해결책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다크써클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진해진다?
다크써클은 생리기간이나 여행을 다녀온 경우, 야근을 했거나 밤을 샌 경우 스트레스나 피로 등이 누적돼 더욱 심해진다. 여성의 경우 생리기간 동안 다크써클이 더 짙어지는 건 헤모글로빈이 일시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눈밑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 부위는 피부층이 얇기 때문에 더욱 도드라진다. 연휴 뒤 다크써클이 갑자기 진해진 것은 이 때문으로 충분히 쉬고 숙면을 하면 대개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 연어를 눈 밑에 붙이면 다크써클이 없어진다?
연어는 단백질이 풍부해 먹으면 피부 노화를 억제하고 피로를 덜기는 하지만 약은 아니다. 연어의 오메가-3 지방산이 다크써클을 없애는데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설사 이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오메가-3 지방산은 고등어나 참치 등에도 많이 들어 있으므로 연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연어를 눈 밑에 붙이는 민간요법 또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연어를 비롯해 다크써클을 없애는 데 특효가 있는 식품으로 인정받은 것은 거의 없다.
◆ 다크써클로 병을 알 수 있다?
축농증이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다크써클이 생길 수 있다. 코 속 점막이 부어서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면서 코 뒤쪽에서 눈 밑으로 이어지는 혈관이 막혀 푸르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를 알레르기 샤이너(allergic shiner)라고 부른다.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면 다크써클이 생긴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로 소화기 이상으로 다크써클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암에 걸렸거나 간 기능에 문제가 있어 다크써클이 짙어질 때는 눈 주위만 아니라 얼굴 전체적으로 거무스름해진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다크써클과 차이가 있다.
◆ 햇빛을 못받아서 생긴다?
햇빛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받아서 생길 수 있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노화로 인해 탄력이 떨어진 눈 밑 피부는 아래로 쳐지면서 그림자를 만든다. 나이가 들어 잔주름이 많아지면 멜라닌 색소의 밀도가 높아져 피부가 어둡게 보인다.
이런 경우엔 미백 관리가 필요하다.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연고를 바르거나 비타민 C를 꾸준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아주 심할 때에만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를 받는다.
◆ 피하지방이 다크써클을 만든다?
눈 밑에 있던 피하지방이 아래로 처지면 눈 밑 혈관이 비치면서 어두워 보이고 반대로 볼록하게 나오면 뼈 경계부위가 꺼져 그림자가 진다. 이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아래로 처지거나 뭉친 지방은 녹여내고 꺼진 곳에는 지방을 채워주는 지방이식으로 눈밑 그늘을 지우기도 한다.
※도움말=우동훈 원장(훈성형외과)
정은지 MK헬스 기자 [jeje@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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