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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족이 이상한 그림문자를 써 온 역사는 천년이 넘는다. 나시족은 기원전부터 만물의 형상을 그림으로 그려 사용해왔다. 지구상에서 그림을 그려 원형 그대로의 상형문자를 쓰고 있는 민족은 현재 나시족이 유일하다.
목씨 족장 저택의 담에는 이상한 모형의 둥파문자가 새겨져 있다. 둥파문자는 비단 담벼락뿐만이 아니라 처마, 옷, 기념품 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리장은 매력은 나시 건축뿐만 아니라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생활 풍속에 있다.
"저 벽에 그려진 그림이 참으로 신비하군요!" "지상에 마지막 남아있는 상형문자인 나시족의 둥파문자라는 군."
아내는 담벼락에 이상한 그림으로 새겨진 둥파문자를 보고 매우 신기해 한다. 나시족이 이상한 그림문자를 써 온 역사는 천년이 넘는다. 나시족은 기원전부터 만물의 형상을 그림으로 그려 사용해왔다. 지구상에서 원형 그대로의 상형문자를 쓰고 있는 민족은 나시족이 유일하다. 가장 유명한 나시 문서로는 둥파의 고전인 <창조>가 있다. 티베트에서 남쪽 윈난으로 대이동을 거치는 동안 둥파문자는 오늘날 1400여 개 글자가 확인되고 있다.
<둥파東巴>는 원래 문자를 관리하고 사람과 영적 세계 사이를 중재하는 나시족의 종교사제이다. 둥파교는 석가모니 이전의 본교(불교 이전의 티베트 주술종교의 한 종파)로서 출발, 후에 티베트 불교, 이슬람교 그리고 도교와 혼합종교로 발전하였다.
당초 칭하이(靑海) 성과 간쑤(甘肅) 성 일대에 살고 있었던 나시족은 9세기에 생존을 위한 엑서더스를 감행하여 11세기 초 쓰촨성을 거쳐 남하하여 윈난성으로 들어왔다. 송나라 말기와 원나라 초기에 바오산을 거쳐 바이샤(白沙)에 거주하던 나시족은 입지가 좋은 지금의 리장고성에 정착하여 지금의 나시족 촌을 건설하였다.
그러나 나시족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13세기 쿠빌라이 칸의 정벌로 부와 정권을 잃었으며, 청나라의 중앙통치하에 나시토호정권 붕괴를 겪어야 했다. 1966년 문화대혁명 때에는 "남녀 모두 양가죽을 걸치는 남녀가피양피(男女皆披羊皮)"라는 유목민족 고유의 생활풍습까지 금지를 당하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압박 속에서도 나시족들은 자신들의 문화와 풍속을 고집스럽게 지켜왔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이 티베트 족 강(羌)어계에 속하는 둥파문자(東巴文字)이다. 둥파문자는 매우 원시적이고 직설적이다.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여 혼례를 치르고 교접을 하여 아이를 낳고, 늙어서 죽는 인간의 생로병사 등 만물의 표현을 모두 그림으로 그렸는데, 그 그림을 보면 누구나 쉽게 해석을 할 수 있다.
남녀가 서로 <사랑>(愛)을 하는 모습은 나란히 대등하게 서 있는 모습이다. 사랑을 하다가 결혼을 하는 <혼례>(婚禮)의 표현은 둥파 신 앞에 무릎을 꿇고 인사를 드리는 장면이다. 부부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서로 교접(交接)을 하는 남녀 성애의 표현도 아주 직설적이며 혜학적이다.
어머니가 임신을 하여 어린애를 가진 모습은 어머니의 배에다가 불룩 내민 주머니 같은 모양에 아기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아기를 잉태를 하여, 늙어서 죽는 표현도 아주 적나라하다.
둥파경을 유네스코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할 정도로 동파문자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이어져 왔다. 그러나 중국이 개방화의 길로 접어들면서, 몰려든 한족들의 상업화는 리장의 둥파문자를 점차 생활에서 사라지게 하는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둥파교는 더 이상 나시족들이 성스럽게 받드는 종교로서의 지위가 약해지고, 점차 돈벌이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우주와 인생에 대하 고뇌, 현세와 내세에 대한 철학을 담아온 나시족의 정신세계를 기록해 왔던 둥파문자도 한족들의 돈벌이를 위한 기념품, 티셔츠, 장식 등 관광용으로 전락,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안타깝다.
둥파궁(東巴宮)에서 둥파 전통 가무 쇼를 관람했다. 중국 정부에서 관리하는 둥파궁은 전설 속의 나시 고대음악과 가무를 공연한다. 나시족의 말에 의하면 정통이라기보다는 중국식으로 재해석을 한 퓨전에 가깝다고 한다. 그러나 슬프고도 몽환적인 늙은 영웅들의 연주는 여행자들에게 아직도 심금을 울려주기에 충분하다.
둥파궁에서 나온 우리는 기념품점에서 둥파문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리장 여행 기념으로 몇 개 샀다. 티쳐츠에는 인간의 생로병사가 둥파문자로 새겨져 있었다.
"이 티셔츠를 입으면 언제나 리장고성의 골목길이 생각나겠지요?" "그렇고말고. 인간의 생로병사를 담은 이 셔츠 한 장이 우리네 삶을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뉴스게릴라 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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