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방정식 자고 나니 풀리는 까닭은
인간의 뇌, 수면상태서도 활동
잠들기 전 관련행위 반복 전제
인간의 뇌는 수면상태에서도 평소와 비슷하게 활동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만 수면상태에서 뇌를 활용하려면 잠 들기 전 어느 정도 관련된 행위 또는 사고를 반복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프랑스 파리 고등사범학교(ENS) 공동 연구팀은 그간 미처 몰랐던 뇌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인간이 깨어 있을 때와 자고 있을 때의 소리 구별 등 지각력에 관한 실험을 벌인 결과 뇌는 수면 여부와 상관없이 활동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실험 과정은 간단하다. 피실험자들에게 동물과 물체 소리를 무작위로 들려준 뒤 동물일 경우 오른쪽 버튼을, 물체이면 왼쪽 버튼을 누르게 하고 각각의 뇌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잠든 뒤 깨어 있을 때 틀었던 음향을 다시 들려줬는데 뇌파는 다소 느리긴 했지만 이전과 똑같았다.
뇌과학자인 시드 쿠이데르 ENS 박사는 “수면상태의 뇌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활동적이었다”며 “이번 결과는 사람이 자고 있을 때 일반 소음과 달리 왜 본인 이름이나 알람과 같은 특정 소리에는 반응하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쿠이데르 박사는 “좀더 체계적인 반복 훈련이 병행된다면 수면상태에서 계산이나 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은 복잡한 활동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자신들의 연구 방향이 이 같은 학습법 개발에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쿠이데르 박사는 “앞으로의 연구는 인간이 수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고 그로 인한 (생리학적) 손해는 무엇인지를 밝혀 활용 여부의 가치를 따져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의학 전문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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